아니 어째서 2025년 할리우드 최고 수입 배우가 아담 샌들러?  - Seattle - 1

포브스가 2025년 할리우드 배우 수입 순위를 발표했다.

1위가 톰 크루즈도 아니고, 브래드 피트도 아니다.

2025년도 한해 동안 4,800만 달러(한화 약 662억 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건 아담 샌들러(Adam Sandler)다.

솔직히 처음 보고 나도 "에이, 설마"했다. 한물간 코미디 배우 아닌가?

Billy Madison, Happy Gilmore... 또 뭐더라. 아 맞다 50 First Dates 같이 2000년대 정서 물씬 풍기는 그 양반.

근데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 포브스 기준 2025년 한 해 수입 추정치, 아담 샌들러가 압도적 1위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 덕분에 아담 샌들러가 살아났다"고 말한다.

내가 볼때는 틀렸다. 정확히는 아담 샌들러가 넷플릭스의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한 배우다.

2014년, 아담 샌들러는 넷플릭스와 4편 계약을 맺었다. 당시 업계 반응? "쟤 이제 극장서 못 쓰겠으니까 스트리밍으로 내려가는 거다"였다.

실제로 당시 그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처참했다. Pixels 망했고, The Cobbler 망했다.

평론가들은 "아담 샌들러의 시대는 끝났다"고 썼다.

근데 넷플릭스 데이터는 달랐다. 그의 오래된 영화들이 스트리밍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팬덤이 입증된 배우였던 거다.

계약 성사. 이게 4편이 8편이 됐고, 지금은 사실상 넷플릭스의 핵심 파트너 중 한 명이다.

아담 샌들러 영화의 로튼토마토 평균 점수는 처참하다. 근데 넷플릭스 시청 시간은 탑티어다. 이 괴리가 핵심이다.

비평가들이 좋아하는 영화와 대중이 보는 영화는 다르다. 항상 그랬다. 아담 샌들러 팬층의 특성을 생각해보자.

10~20대에 그의 영화로 자란 밀레니얼 세대, 이제 30~40대가 됐다. 긴 하루 끝에 뇌를 끄고 볼 수 있는 영화. 가족이랑 같이 볼 수 있는 무난한 코미디. 이 수요는 없어지지 않는다.

오래되도 편한영화가 실제 거실에서 보는 TV에서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거다. 시장 수요가 있으면 그게 맞는 거다.


그런데 솔직히 최근들어 아담 샌들러를 다시 보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있기는 하다.

2019년 Uncut Gems. 사프디 형제 감독, 아담 샌들러 주연.

이 영화 보고 나서 "이 사람, 코미디만 하는 게 아니구나"를 느꼈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도 못 받았다고 난리가 났을 정도로, 비평계에서 그의 연기는 극찬을 받았다.

골든글로브도 무시했다. 근데 관객 반응과 비평가 반응은 명연기라고 난리였다.

그는 일부러 코미디만 하는 게 아니라, 코미디가 돈이 되니까 코미디를 하는 것이다. 이게 비즈니스다.

이걸 이해하면 그의 커리어 전략이 보인다. 넷플릭스로 안정적인 수입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가끔 진지한 작품으로 자신의 range를 증명한다. ROI 관점에서 완벽한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한물갔다"는 말, 우리가 너무 쉽게 쓴다. 미국 시장은 comeback을 그냥 허용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수요가 있으면 comeback이 일어난다는 거다.

아무도 억지로 아담 샌들러 영화를 틀어주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가끔 호구짓을 해도 연속으로 자선사업을 안 한다.

우리가 "한물갔다"고 판단하는 순간, 우리는 자기 취향을 시장 데이터로 착각하는 실수를 하는 거다.

나도 그 실수를 했다. 그래서 내 생각은 아담 샌들러의 2025년 1위는 운도 아니고 반전도 아니다.

철저히 계산된 포지셔닝의 결과다. 비평가를 상대하지 않고 실제 소비자를 상대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본질을 일찍 이해했다. 그리고 자기 브랜드를 지키면서 필요할 때 진지함도 보여줬다.

시장은 항상 옳다. 내가 "한물갔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였다. 그리고 아마 당신도 그랬을 거다.

우리한테 주는 교훈:  우리는 아담 샌들러를 무시하지만 결국 그가 은행에 몇천만달러 수표 넣는 걸 구경하는 신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