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에서 살다 보면 의외로 자기 동네 밖을 잘 안 나간다. 출퇴근 동선, 자주 가는 마켓, 단골 식당. 이 반경을 벗어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도 그랬다. Griffith Park가 엄청난 규모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거기가 얼마나 대단한 공간인지 체감한 건 꽤 나중 일이다. 요즘 들어서 운동 삼아 하이킹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 공원의 가치를 새로 알게 됐다.
면적이 4,310에이커. 뉴욕 센트럴 파크가 약 843에이커니까 다섯 배가 넘는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도시 공원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위치도 절묘하다. LA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8km 정도, 할리우드에서도 금방이다.
도시 한복판에 이만한 자연이 통째로 박혀 있다는 게 사실 비현실적이다. 동부 쪽 도시들과 달리 LA는 "공원 문화"가 약하다는 인상이 있는데, 그리피스 파크 하나만 제대로 알아도 그 편견이 싹 사라진다.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역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다. 1935년 개관한 이 천문대는 놀랍게도 입장료가 없다. 무료다.
LA 시내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 플라네타리움 쇼, 우주 관련 전시까지 전부 공짜로 볼 수 있다. 할리우드 사인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천문대 주변에 몰려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해 지기 한 시간 전쯤 올라가는 걸 제일 좋아한다.
낮의 LA, 노을 지는 LA, 그리고 불이 켜지는 야경 LA를 연달아 볼 수 있다. 이 세 번의 풍경을 같은 자리에서 이어서 보는 경험은 LA에 오래 산 사람한테도 여전히 감동적이다.

하이킹 트레일도 빼놓을 수 없다. 공원 전체에 50마일 넘는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난이도가 다양해서 처음 걷는 사람이든 제법 타는 사람이든 자기 수준에 맞게 고르면 된다.
가장 인기 있는 건 Mt. Hollywood 정상 코스다. 올라가면 360도 파노라마 뷰가 펼쳐진다. 날 좋은 날엔 멀리 바다까지 보인다. 나는 요즘 아침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출발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 하이킹이 체력적으로도 풍경으로도 훨씬 낫다. 스포츠 인프라도 충실하다.
테니스 코트, 골프 코스가 두 군데, 승마 트레일까지 있다. LA 안에서 이만큼 한 곳에 몰려 있는 데는 드물다.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그리피스 파크만 한 데가 없다. LA 동물원(LA Zoo)이 이 공원 안에 있다. 1,200마리 넘는 동물이 살고 있어서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주말 단골 코스다. 우리 집도 애들 어릴 때 천문대와 동물원을 같은 날 묶어서 돌았다.
동선이 좋아서 하루에 다 소화된다. 그 옆에는 Travel Town Museum이라는 야외 기차 박물관도 있다. 실제 은퇴한 기관차와 화차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아들이 초등학생 때 여기 한 번 데려갔다가 세 번 더 가야 했다. 남자애들은 여기서 사진찍고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가는 곳이다.
주말에 가보면 피크닉, 자전거, 조깅, 강아지 산책. 한인 가족들도 항상 많이 온다. 바베큐 그릴이 설치된 피크닉 구역에서는 삼겹살 굽는 냄새가 흘러나오고,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공 차고 있고, 어르신들은 돗자리 깔고 앉아 한가하게 이야기 중이다. 이민 와서 정착한 한인들한테 이 공간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여기 오면 일요일 한나절은 넉넉하게 보낼 수 있다. 다만 규정은 꼭 확인해야 한다.
쓰레기는 반드시 치워야 하고, 화재 위험 때문에 시기와 장소에 따라 바베큐 금지 구역이 설정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산불 시즌에는 특히 예민하다. 미리 공원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정보 정리하면 이렇다. 공원 입장은 무료, 대부분 시설은 연중무휴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화요일 휴관이니 이 날은 피해야 한다. LA Zoo는 별도 입장료가 있다. 주차는 공원 내 여러 주차장에서 가능하고 대부분 무료인데, 주말과 휴일엔 10시만 넘어도 천문대 근처는 꽉 찬다.
아예 아래쪽 주차장에 대고 걸어 올라가거나, DASH 셔틀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험상 토요일 오전에 가려면 9시 전에 도착하는 게 속 편하다.
LA에 살면서도 LA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이 너무 길었구나. 출퇴근하고, 애들 키우고, 페이먼트 갚는 사이에 이 도시가 가진 좋은 것들을 그냥 지나쳐 왔다. 그리피스 파크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장소다.
늦게라도 다시 발견한 LA의 얼굴 같은 곳이다.
혹시 LA에 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가본 적 없는 분이 있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다.
운동화 한 켤레 챙겨서, 물 한 병 들고, 이른 아침에 한번 올라가 보시라.
왜 LA 시민들이 이 공원을 그렇게 아끼는지, 직접 가보면 바로 안다.


하와이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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