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이야기를 꺼내면 정치에 별 관심 없어 보이는 사람도 전문가처럼 변하는 순간이 있다.

"다음은 누가 대통령 될까?"라는 질문은 생활, 세금, 집값, 이민, 의료보험 값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특히 지금 미국은 너무 다이나믹해서 선거라는 게 실질적인 생존 전략처럼 느껴지는 상황이다.

누구를 찍느냐에 따라 내가 사는 지역 분위기, 회사 분위기, 투자 방향까지 달라질 수 있는 나라가 되어버렸다고 할까.

현재 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존재감이 비교적 두드러지는것 같다. 한 조사에서 민주당-우선 유권자들 중 약 55%가 그를 2028년 대선 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이상적인 후보로 꼽힌 비율도 약 23%였다. Kamala Harris 전 부통령도 후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상적 후보로 꼽힌 비율이 Newsom보다 낮다.

공화당에서는 J. D. Vance 상원의원(오하이오 출신)이 현재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가장 유력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및 공화당-성향 독립 유권자 중 약 65%가 Vance를 고려할 수 있는 후보라고 응답했다

그런데 트럼프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갑툭튀할 가능성도 높다. 마치 이력서 잘 쓴 사람보다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가진 사람에게 관심이 몰리는 시대랄까. 그래서 억만장자 CEO, 인기 방송 진행자, 유튜브 스타급 화제성 인물이 슬쩍 대선 레이스에 발을 걸치는 현상이 계속 늘고 있고 메시지 전달력이 강한 인물이라면 기존 정당을 건너뛰고 바로 인기몰이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흐름을 보면 앞으로 미국 정치판은 전통적인 정치인과 대중화된 셀럽 정치인이 한 무대에서 붙는 구도로 굳어질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특별히 주목받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세대 갈등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MZ 세대에 해당하는 젊은 유권자 목소리가 강해졌고, 기후 문제, 학생대출, 의료보험, 주거 비용 같은 삶에 직결되는 이슈를 중심으로 뽑을 사람이 달라진다. 과거처럼 "정치 성향 따라 투표"가 아니라 "내 월급과 월세에 영향을 줄 사람"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한편 이민자 커뮤니티와 다인종 유권자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어, 연설 하나할 때 쓰는 단어조차 신중해야 한다.

특정 집단을 자극하면 바로 SNS 비난 폭풍이 몰아치고 지지율이 하루 만에 훅 떨어진다. 결국 차기 대통령 후보 전쟁은 '호감도 + 경제 메시지 + 위기 대응 퍼포먼스' 이 세 가지가 누적 효과를 내는 싸움일 것 같다.

무조건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정책만 탄탄하다고 올라가는 시대도 아니다. 호감 없는 똑똑이, 허풍 떠는 인기스타, 화려한 이력만 믿고 나오는 사람 모두 하나씩 걸러지는 과정에서 진짜로 살아남는 후보는 대중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메시지, 위기 순간의 리더십, 그리고 보통 사람 입장에서 현실적인 약속을 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한 건 누구든 당선되고 나면 또 욕을 먹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미국 정치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다음 대통령을 뽑는 과정만큼은 한편의 흥미진진한 드라마 같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