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 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가 폐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 씨는 오늘(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USAID는 범죄조직이며, 이제 사라져야 할 시간"이라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USAID가 이미 "수리 불능 상태"에 빠졌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폐쇄에 동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일) 기자들에게 USAID가 "여러 급진적 미치광이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대외 원조 동결 조치로 USAID가 진행 중인 대부분의 원조를 중단하고 수천 명의 인력을 해고한 상황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USAID(미국국제개발처)는 미국 정부의 독립 행정기관으로, 전 세계에 걸쳐 민간 외교원조 및 개발 지원을 담당합니다. 이 기관은 경제 개발, 민주주의 증진, 인도주의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활동을 펼치며, 미국의 대외 정책과 국제 개발 전략을 실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3년 회계연도 기준, USAID는 약 400억 달러(연방 예산의 1% 미만)의 예산을 관리하며 130개국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수혜국으로는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요르단, 콩고, 소말리아 등이 꼽힙니다. 이 기관은 1961년 존 F. 케네디의 '해외 원조법'을 통해 설립되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는 에이즈 퇴치 등 보건 지원이 주요 분야였으나, 2022년 이후에는 인도적 지원, 2023년 이후에는 우크라이나 지원이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USAID의 공식 웹사이트는 지난 1일부터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참고로, USAID는 세계 최대 단일 기부기관으로, 분쟁 지역의 여성보건, 깨끗한 식수 확보, 에이즈 치료, 에너지 안보, 반부패 활동 등에 2023년도 기준 약 720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했으며, 지난해 유엔 집계 기준 전 세계 인도주의 지원의 약 42%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USAID 폐쇄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미국의 대외 개발 원조를 90일 동안 동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정부 보조금과 같은 자금을 동결하거나 일부 재량 지출을 단기적으로 중단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조치가 정부 내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사기, 부정직, 낭비, 그리고 자금 남용을 신속하게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USAID는 이러한 동결 조치의 핵심 대상이었습니다.
더욱이, 이달 1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직원 8명이 USAID를 찾아 기밀 자료 보관 장소에 진입하려 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정부 계약과 관련된 극비 정보를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에 들어가려 했으나, USAID는 "허가를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며 출입을 차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음날, USAID 소속 보안 담당 고위직 2명이 정직 통보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