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몰에 갔다가 내 앞으로 신나게 뛰어가던 백인아이가 있었는데 그 꼬마가 그만 바닥에 넘어졌다.
엄마가 후다닥 달려가서 아이를 일으켜 세웠는데, 무릎팍이 까져서 피가 나고 있었다.
아이는 울고, 엄마는 무릎을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That is a pretty bad boo-boo."
Boo boo? 뭐? 부부? 순간 내 머릿속에서 번역기가 에러를 뱉었다.
영어 15년 넘게 쓰고 있는 사람이 부부라는 말 하나에 멘붕이 온 거다.
전화기로 바로 찾아봤다.
Boo Boo — 이게 뭔데?
알고 보니 "boo boo"는 미국에서 어린아이한테 쓰는 말로, 작은 상처나 까진 데를 뜻하는 baby talk이었다.
아이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을 때 "어머, 아야 많이 했네~" 이런 뉘앙스로 쓰는 거다.
그러니까 그 엄마가 한 말은 "꽤 심하게 다쳤네"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부드럽게 말한 거였다.
사실 미국 부모들 사이에서는 완전 기본 중의 기본 표현이다. "Let me kiss your boo boo"(호~ 해줄게) 같은 말도 일상적으로 쓴다.
근데 이게 토플에 나오냐? 안 나온다. 회화 교재에 있냐? 없다.
CNN 뉴스에서 들을 수 있냐? 당연히 없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아무리 영어 공부를 해도 이런 표현은 접할 기회가 없는 거다.
한국 남자가 특히 모르는 영어들
사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건데, 한국 남자들이 특히 취약한 영어 영역이 있다.
바로 "육아 영어"와 "감정 표현 영어"다.
회사에서 쓰는 비즈니스 영어는 곧잘 하면서, 아이 playground에서 다른 부모랑 대화하려면 갑자기 입이 안 떨어지는 그 현상.
나만 그런 거 아닐 거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 부모들이 입에 달고 사는 표현들이 있다.
"Use your inside voice" — 실내에서 조용히 하라는 뜻. 처음 들으면 "안쪽 목소리를 쓰라고?" 싶다.
"Time out!" — 벌서기 시키는 거다. 스포츠 용어인 줄만 알았지.
"Owie" — boo boo랑 비슷하게 아픈 데를 가리키는 baby talk.
"Tummy" — stomach 대신 아이한테 쓰는 말. "My tummy hurts"가 국민 표현이다.
"Potty" — 화장실. "I need to go potty"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party로 알아들었다.
이런 단어들은 전부 유아용 표현이라 정규 영어 교육에서는 절대 안 가르쳐준다.
근데 현실에서는 이게 매일 들리는 영어다.
특히 아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 표현들 모르면 다른 미국인 부모랑 대화 자체가 어색해진다.
Boo Boo의 또 다른 뜻 — 실수
재미있는 건 boo boo가 상처만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일상 대화에서 "실수"라는 뜻으로도 꽤 많이 쓴다. "I made a boo boo"라고 하면 "내가 실수했어" 정도의 가벼운 표현이다. 심각한 mistake가 아니라 "앗 내가 좀 삐끗했네" 느낌이다. 어른들도 이 표현을 은근히 쓴다. 회사에서도 가벼운 실수에 대해 "Yeah, that was my boo boo"라고 하는 사람 꽤 있다.
그리고 또 하나. "Boo"는 연인이나 가까운 사람한테 쓰는 애칭이기도 하다.
"Hey boo"라고 하면 "자기야~" 비슷한 뉘앙스다.
그래서 boo와 boo boo는 전혀 다른 맥락이니 헷갈리면 안 된다.
연인한테 "You're my boo boo"라고 하면 "너는 내 상처야"가 되어버리니까. 로맨틱하게 가려다 사고 나는 거다.
그래서 내 생각은
결국 영어는 시험 점수가 아니라 생활이다. 토익 900, 토플 100 넘겨도 미국 몰에서 아이 엄마 한마디에 멘붕이 올 수 있다
그게 현실이다. 책으로 배운 영어와 길에서 듣는 영어는 다르다.
특히 이런 baby talk이나 slang 같은 건 현지에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미국 생활하면서 이런 엉뚱한 표현 때문에 당황했던 경험, 아마 나만 있는 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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