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Conjuring)이라는 단어는 잘 사용하지 않아서 익숙하지는 않지만 '마법을 부리다, 불러내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다.

그래서인지 컨저링 영화 시리즈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존재를 불러내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2013년에 나온 1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컨저링은 워렌 부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면서 전 세계 공포 영화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네 번째 영화 오프닝 소식이 들려왔을 때, 솔직히 말해 나 같은 30대 남자 팬은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단순히 무서운 장면이 아니라 '컨저링 유니버스'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는 특히 프롤로그가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아직 주디를 임신한 로레인과 에드 부부가 골동품 가게에서 시작되는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열리게 된다.

의뢰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살한 뒤 물려받은 골동품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혼자 있으면 누군가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한다.

그 말에 따라 워렌 부부는 창고를 조사하게 되고, 거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세 개의 천사 얼굴이 조각된 전신 거울'. 로레인이 손을 대자 거울에 금이 가고, 환영과 함께 갑작스러운 진통이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곧장 병원 장면으로 이어진다.


출산 장면은 이번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일 것 같다.

악령의 그림자가 병원 천장에서 나타나고, 정전까지 일어나면서 로레인은 아이가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끝내 아이는 살아나 울음을 터뜨리고, 부부는 눈물을 흘리며 감격한다.

공포와 기적이 맞닿는 이 장면이야말로 컨저링이 단순한 '점프 스케어' 영화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시간은 흘러 1986년. 이번 영화는 은퇴 후 강의를 하며 살아가는 워렌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학생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고스트버스터즈랑 뭐가 달라요?" 같은 가벼운 반응만 나오니, 한 시대를 풍미했던 부부의 무게감이 사라진 듯한 씁쓸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제 성인이 된 주디가 등장하면서, 세대가 이어지는 새로운 전개가 암시된다.

컨저링 시리즈를 간단히 되짚어보면, 1편에서는 '애너벨 인형'과 '해리스빌 농가 사건'이 주요 소재였고, 2편은 영국 엔필드에서 일어난 초자연 현상이 중심이었다.

그리고 3편은 '악마가 나에게 이렇게 하라고 했다'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살인 사건과 법정 싸움까지 다루며 무대를 확장했다.

이번 네 번째 작품은 이런 흐름 위에서 워렌 부부의 가족 이야기와, 또 다른 악령의 존재를 연결해 나갈 듯하다.

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무서움과 동시에 가족애와 믿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도 거울이라는 아이템, 출산이라는 인간적인 사건, 그리고 세대 교체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함께 다루는 드라마 같은 느낌을 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 네 번째 영화는 단순히 공포 체험을 넘어, 시리즈 전체를 묶는 '가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공포 영화라고 하면 흔히 점프 스케어나 오싹한 귀신 등장에만 집중하는데, 컨저링은 늘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 프롤로그 역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위기를 교차시키며 워렌 부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작품이 과연 어디까지 실화를 기반으로 했는지, 그리고 새로운 악령의 정체가 무엇인지 팬들 사이에서도 추측이 분분하다.

거울이라는 매개체가 상징하는 건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가 있을 테고, 그것이 앞으로 시리즈 전개에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가 궁금하다.

이번 네 번째 영화는 그 정점에 서 있을 것 같다. 오싹하면서도 눈물 나는 순간이 교차하는 작품.

공포 영화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험이 될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