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살다 요즘 들어 조금씩 달라진 공기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인구 감소'라는 큰 틀의 이야기는 신문 기사나 통계에서 먼저 접하게 되지만, 실제로 몸으로 체감되는 건 생활 속 작은 순간들일 때가 많아요. 저는 LA에서 10년째 살고 있는데, 일상에서 마주치는 장면들이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먼저 집값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LA는 워낙 주택 가격이 높아 언제나 부담이 컸는데, 최근 몇 년간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집을 구하려고 하면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오픈 하우스 날이면 줄을 서는 게 기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일부 지역은 집값이 떨어지고, 매물이 오래 남아 있는 경우도 눈에 띄죠.

사람들이 교외로 빠져나가거나 아예 다른 주로 이사 가는 경우가 늘면서 수요가 줄어든 영향 같습니다. 저도 지인 몇 명이 텍사스나 애리조나로 이사 가는 걸 직접 봤는데, 이게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흐름처럼 느껴지더군요.

상업지구를 걸을 때도 변화가 보입니다. 웨스턴쪽만 봐도 예전에는 항상 새로운 가게들이 열리고, 주말이면 붐볐는데 요즘은 빈 점포들이 곳곳에 보여요. 간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건물들을 볼 때면 씁쓸하죠.

팬데믹 이후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더 강세가 되면서 오프라인 상점이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겠죠. 덕분에 예전의 활기찬 분위기는 줄고, 대신 썰렁한 느낌이 남아 있어요.

교통은 LA의 상징 같은 존재인데, 여기서도 미묘한 변화가 있습니다.

여전히 출퇴근 시간대에는 길이 막히고, 10번이나 5번은 항상 차로 꽉 차 있지만, 확실히 예전보다 덜 막히는 도로도 있습니다.

특히 외곽쪽으로 가다 보면 차가 좀 줄었다는 걸 느낄 때가 있죠. 물론 이게 인구 감소 때문인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늘려서 그런 건지는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예전과 다른 흐름이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LA가 텅 비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절대 아니에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대도시로서의 활력도 분명합니다. 할리우드, 다운타운, 코리아타운 같은 주요 지역은 여전히 북적이고, 새로운 가게나 문화 이벤트도 계속 열리고 있으니까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변화가 서서히, 특정 지역 중심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어떤 동네는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한산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저는 이런 변화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는, 도시라는 게 결국 끊임없이 변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동하고, 산업 구조가 바뀌고, 새로운 생활 패턴이 생기면서 도시의 풍경은 늘 달라집니다.

다른 하나는, 그 변화가 꼭 부정적인 건 아니라는 겁니다. 빈 점포가 늘었다는 건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고, 교통이 조금 덜 막힌다는 건 살기 더 편해질 수도 있다는 거죠.

LA에서 인구 감소를 체감하는 건 소소하게, 생활 속에서 스며들듯 다가오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