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드디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것 같다.

현재 엄청나게 비어 있는 상업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기 쉽게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2월부터 시행된 'Citywide Adaptive Reuse Ordinance'에 따라 준공 15년 이상 된 상업용 건물은 복잡한 시의회 심의 없이 시 공무원 승인만으로 아파트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기존 1999년 조례는 1975년 이전에 지어진 다운타운 건물에만 적용됐다.

새 조례는 LA 전역으로 확대했다. 사무실, 공장, 상가, 심지어 주차장까지 주거용 전환이 가능해졌다.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 뉴스가 반갑다.

왜냐하면 이건 드물게도 market-based solution에 가까운 접근이기 때문이다.

규제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규제를 줄이는 방식. 사실 여기 캘리포니아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현재 LA에는 5천만 제곱피트 이상의 빈 사무실 공간이 있다.

코로나 이후 리모트 워크가 정착되면서 오피스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었다. 

빈 오피스 빌딩은 관리비만 나가는 dead asset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도시 입장에서도 마이너스다.

세금 수입은 줄고, 주변 상권은 죽고 노숙자가 불법점거하는 케이스도 늘어난다.

반면 LA는 미국에서 주택 부족이 가장 심각한 도시 중 하나다.

'세계에서 집 사기 가장 힘든 도시' 순위에 LA와 롱비치가 이름을 올렸다.

수요와 공급의 mismatch가 이 정도면, 빈 오피스를 아파트로 바꾸는 건 1+1=2 수준으로 당연한 해법이다.

근데 문제는 현실적인 장벽들이다. 이 문제들을 들여다 보면 한숨이 나온다.

첫째, 고금리다. Fed가 금리를 내리긴 했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다.

건물 매입과 리모델링에 드는 financing cost가 사업성을 까먹는다.

둘째, 건설비 상승이다. 자재비, 인건비 다 올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까지 더해지면 steel과 aluminum 가격이 또 뛴다.

셋째, 인력 부족이다. 숙련된 건설 노동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민 단속 강화가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넷째, 그리고 이게 핵심인데, LA시의 Measure ULA 세금이다. 맨션세라고 불리는 이 세금은 5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고가 부동산 거래에 부과하는 추가 양도세이다

이세금은 고가 부동산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이다보니 현재 대형 conversion 프로젝트의 ROI를 심각하게 갉아먹는다.

진보 진영이 주택 문제 해결한다면서 도입한 세금이 정작 주택 공급을 막고 있는 거다. 이보다 아이러니한 게 또 있을까.

텍사스에서 이런 류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어떨까. 주 소득세 없다. 건설 규제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노동 시장이 유연하다.

같은 프로젝트라도 텍사스에서의 feasibility와 캘리포니아에서의 feasibility는 하늘과 땅 차이다.

실제로 LA 메트로 지역 중간 렌트비는 2,167달러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렌트비가 내려간다는 건 개발자 입장에서 예상 수익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비용은 올라가는데 수익은 내려가니, 사업성이 나올 리가 없다.

전문가들이 뉴욕, 워싱턴, 보스턴처럼 세금 감면이나 재정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제만 완화해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financial incentive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래도 첫 걸음은 의미가 있다.

개발업자 개릿 리는 LA다운타운 인근 오피스 타워를 약 700세대 아파트로 전환하는 공사를 이미 시작했다.

셔먼옥스에서는 과거 선키스트 본사를 95세대 아파트로 바꾸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시의회 심의 없이 공무원 승인으로 가능하다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에는 용도 변경 하나에 몇 년씩 걸리던 게 캘리포니아 부동산 개발의 최대 bottleneck 중 하나였으니까.

그래서 내 생각은 이번 조례는 캘리포니아에서 보기 드문 "규제를 줄이는" 방향의 정책이다.

그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줄 만하다. 하지만 고금리, 맨션세, 건설인력 부족과 자재비용 인상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규제 완화만으로 충분할지는 의문이다.

진짜 게임 체인저가 되려면 세금 인센티브와 financing 지원이 따라와야 한다.

규제를 풀어놓고 "알아서 하세요"는 half-measure다. 방향은 맞으니까, 이제 속도와 규모의 문제만 남았다.

캘리포니아가 이걸 해결 할 수 있을지,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