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 남북전쟁(1861~1865)이 종결된 이후, 정계 전반에는 크나큰 변동이 일어나,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지역별 지지 기반 또한 크게 재편되었습니다.

남북전쟁 직후에는 “공화당=북부, 민주당=남부”라 일컬어지던 구도가 일정 기간 유지되었으나, 20세기에 이르러 민권운동과 정당의 이념 변화 등이 겹치면서 오늘날과 같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양상이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1. 전쟁 직후의 양상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 공화당은 ‘노예제 폐지와 연방 통합’을 달성한 승자의 당으로서 우세를 점하였사옵니다. 북부를 중심으로 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공화당의 기반이 공고해진 반면, 패배한 남부 민주당 세력은 재건(Reconstruction) 시기 북부가 파견한 정부 관료와 군대의 간섭을 받으며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2. ‘솔리드 사우스(Solid South)’의 출현
    1877년에 재건이 공식 종료된 이후, 남부 주(州)들은 흑인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고, 백인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한 주정부를 수립하였나이다. 이로써 남부는 오랜 세월 동안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지역이 되었으니, 이를 ‘솔리드 사우스’라 일컫게 되었사옵니다.

  3. 20세기 초·중반의 변화
    대공황 시기(1930년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이끄는 민주당이 뉴딜 정책을 펼침으로써 노동자·농민·도시빈민 등을 아우르는 ‘뉴딜 연합(New Deal Coalition)’을 형성하였나이다. 이로 인하여 민주당은 남부에 국한되지 않고 북동부의 도시, 중서부 산업지대 등의 지지까지 확보하였으나, 동시에 흑인 민권운동을 둘러싼 갈등으로 남부 백인 보수층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습니다.

  4. 민권운동과 ‘남부 전략(Southern Strategy)’
    1960년대에 들어 민주당이 공공장소 인종 차별 금지, 투표권 보장 등 흑인 민권법을 주도하자, 이에 반발한 남부 백인 유권자들이 점차 민주당을 이탈하였나이다. 공화당은 리처드 닉슨 시기를 전후하여 ‘남부 전략(Southern Strategy)’을 구사함으로써 이들을 흡수하였고, 로널드 레이건 당선 이후 남부 지역의 공화당 지지세가 한층 견고해졌습니다.

  5. 현대의 레드 스테이트와 블루 스테이트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과거에는 민주당 일색이던 남부가 이제는 대체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레드 스테이트’로 자리 잡았으며, 반대로 북동부와 서부 해안, 대도시권은 민주당 우세의 ‘블루 스테이트’로 굳어졌습니다. 다만 최근 텍사스·조지아 등 일부 남부 주에서는 인구 유입과 도시화, 세대 교체 등의 요인으로 인해 정치 지형이 다시 변동하고 있으며, 중서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일대에서는 공화당이 노동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남북전쟁 이후 미합중국의 정당 지지 구조는 단순히 전쟁 승패에 따른 것에서 벗어나, 민권운동·이념 노선·인구 이동 등 복합적 요인으로 시시각각 변화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