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항공업계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스피리트 항공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뉴스도 나오고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도 이어지면서 "혹시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초저가 항공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나 역시 미국에서 비행기를 꽤 자주 타는 편인데, 동부에 갈 때는 주로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용한다.

뉴욕 공항 중에서 접근성이 좋고 도심과 가까워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그런데 라과디아 공항에 가보면 많은 항공사 비행기들 사이에 노란색 비행기가 종종 보이는게 바로 스피리트 항공 비행기이다.

스피리트 항공은 미국에서 ULCC라고 불리는 초저가 항공 모델을 대표하는 회사다.

항공권 기본 가격은 믿기 힘들 정도로 싸다. 어떤 구간은 60달러, 70달러 정도에도 판매된다. 대신 대부분의 서비스는 따로 돈을 내야 한다. 좌석 지정도, 기내 수하물도 유료다. 심지어 물 한 병도 돈을 내야 한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약간 놀라기도 한다.

"이거 비행기 맞아? 거의 버스 같은데?"라는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특히 학생이나 젊은 여행객, 그리고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는 사람들에게는 꽤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실제로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도 스피리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행객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대형 항공사 이용객들보다 훨씬 가벼운 차림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배낭 하나만 메고 움직이는 사람도 많고, 주말 여행을 가는 젊은 층도 많이 보인다. 말 그대로 값싼 이동 수단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항공업계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팬데믹 이후 여행 수요는 다시 늘었지만 항공사 운영 비용도 크게 올랐다. 연료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도 상승했다. 공항 사용료 같은 비용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초저가 항공 모델은 원래 마진이 얇기 때문에 이런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또 경쟁도 심해졌다. 스피리트 같은 초저가 항공 외에도 프론티어 같은 회사가 비슷한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 항공사들도 베이직 이코노미라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초저가 항공만 제공하던 가격대가 이제는 대형 항공사에서도 일부 등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몇 년 전에는 스피리트가 다른 항공사와 합병을 추진하기도 했다. 제트블루와 합병 이야기가 크게 진행됐지만 규제 문제로 결국 무산됐다. 그 이후로 회사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항공 시장에서 초저가 항공사의 역할은 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들이 있어야 전체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만약 이런 항공사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여행 비용은 지금보다 훨씬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또 항공업계에서는 회사가 어려워지더라도 바로 문을 닫기보다는 구조조정이나 합병을 통해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항공기와 노선, 공항 슬롯 같은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피리트가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다른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많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스피리트 비행기를 보면 기내 서비스는 없어도 미국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 기회를 만들어 준 비행기라는 느낌이다. 누군가는 그 비행기를 타고 가족을 만나러 가고, 누군가는 주말 여행을 떠날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