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텍사스에 산 지 20년이 넘었다. 댈러스-포트워스(DFW) 공항을 얼마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DFW 공항, 아메리칸 항공이 전체 용량의 83%를 장악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나?
사실상 아메리칸 항공의 사유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경쟁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그런데 이번엔 큰 뉴스가 터졌다.
유나이티드 항공 CEO 스콧 커비가 아메리칸과의 합병 사전 승인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블룸버그와 로이터를 통해 나왔다.
미국 항공사중 무려 1위와 2위 항공사가 합쳐진다는 얘기다.
처음 이 뉴스 봤을 때 솔직히 "설마 되겠어?"라고 했다.
근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 분위기를 보면...
교통부 장관 션 더피가 CNBC에 나와서 "항공업계에 합병 여지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빅딜을 좋아한다"고. 이거 그냥 넘길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
먼저 팩트부터 정리하자.지금 미국 항공 시장은 빅4 는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델타, 사우스웨스트.
이 회사들이 미국 항공 수요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독과점 구조다.
TWA, 컨티넨탈, 노스웨스트, US 에어웨이즈 같은 항공사들은 합병이라는 이름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결과가 뭔가? 특정 허브 도시에서 경쟁이 사실상 사라졌다.
아메리칸은 DFW에서 83%, 샬럿에서 89%. 유나이티드는 워싱턴 덜레스에서 82%, 휴스턴 부시 공항에서 75%.
이런 숫자가 뭘 의미하냐면, 그 도시에서 어디 가려면 선택지가 없다는 거다. 싫으면 타지 말든가.
이 상황에서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이 합쳐지면?
미국 전체 용량의 약 40%가 단 하나의 항공사 손에 넘어간다.
LA에서 두 항공사 합산 점유율이 46%, 뉴욕 3개 공항에서 45%, 시카고 두 공항에서 무려 70%다.
시카고에서 10편 중 7편이 한 항공사 비행기라는 소리다.
나는 기본적으로 시장 경제를 믿는다.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그런데 이 케이스는 좀 다르게 봐야 한다. 왜냐면 항공업은 일반 소비재 시장이 아니다.
특정 허브에서 독점이 되면 그 지역 비즈니스 출장, 여행, 물류 전부가 한 회사의 가격정책과 노선운영에 종속된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코바식 교수가 딱 맞는 말을 했다.
"가격이 높아진 건 통계적으로 이미 광범위하게 동의하는 사실이고, 핵심 허브에서의 집중도는 극단적인 수준"이라고.
이게 일개 경제 교수 말이 아니다. 반독점법 전문가의 팩트다.
코바식 교수는 DOJ가 승인해줘도 주정부들이 법적으로 막을 수 있고, 해외 정부들도 자국 반독점법으로 저지할 거라고 봤다.반면 항공 규제는 연방 정부 전속이라 주정부가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저가 항공사 스피릿과 제트블루 합병을 법원에서 막았던 것처럼, DOJ가 의지를 갖고 싸우면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DOJ가 그 의지가 있냐는 거다.
그리고 합병 논의 자체가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도미노처럼 업계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 더 작은 항공사들은 재정 압박까지 겹쳐서 더욱 코너에 몰린다.
이란과의 갈등으로 유가가 폭등한 지금, 연료비 부담은 소형 항공사에게 치명적이다.
유나이티드-아메리칸 합병은 자유시장 강화가 아니라 시장 자체를 무력화하는 수준의 결정이라는 의견이 많다.트럼프가 "빅딜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딜 사이즈만 보지 말고 그 딜이 일반 미국인 소비자에게 뭘 의미하는지도 봐야 한다.
텍사스 사람 입장에서 DFW 공항이 완전 독점 체제로 가는 건 솔직히 불안하다.
아무리 비행기 안 좋아해도 선택지가 있어야 가격이라도 합리적이지 않겠나.
이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 항공 산업은 소비자 선택권이 거의 없는 과점 구조로 굳어진다.
그걸 원하는 건 항공사 주주들뿐이고 나머지 우리는... 더 비싼 티켓값을 내는 신세가 된다.


바람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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