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뉴욕을 떠올리면 많은 한인들에게 가장 먼저 스쳐 가는 풍경이 World Trade Center Twin Towers였다.
아침 일찍 지하철에서 올라오면 유리처럼 반짝이던 쌍둥이 빌딩이 로어 맨해튼 위에 버티고 서 있었고 그 모습은 마치 이 도시가 가진 힘과 속도를 상징하는 표지판 같았다.
당시 뉴욕에서 살던 한인들의 삶은 그 화려한 빌딩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묘하게도 그 그림자 아래에서 하루가 돌아갔다.
델리에서 시작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새벽 5시면 가게 문을 열고 커피를 내리고 신문을 깔며 하루를 시작했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출근하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을 상대하며 잔돈을 건네는 손은 늘 바빴다.
영어가 서툴러도 계산은 정확해야 했고 손님이 몰리는 아침 시간엔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잠깐 한가해지지만 그 시간에 앉아 쉬는 일은 거의 없었고 선반을 정리하거나 다음 물건 주문을 계산하며 하루를 쪼개 썼다.
의류 쪽에 몸담은 한인들도 많았는데 맨해튼 미드타운과 가먼트 디스트릭트를 오가며 샘플을 들고 뛰어다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작은 옷가게나 패션 악세서리 샵은 회전율이 생명이라 하루 매출에 울고 웃었고 대목인 시즌에 잘 팔리는 날이면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불빛을 올려다보며 그래도 오늘은 괜찮았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 시절 뉴욕은 지금보다 훨씬 거칠었고 강도나 절도 이야기가 흔했기 때문에 가게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 도시에는 기회가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
한인 커뮤니티는 크지 않았지만 교회와 몇몇 식당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누가 어느 델리를 팔고 다른 업종으로 옮긴다더라 하는 소문이 정보처럼 오갔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그런 한인들에게 직접적으로 관련된 직장은 아니었지만 방향을 잡는 기준점 같은 존재였다.
약속을 잡을 때도 쌍둥이 빌딩 근처라고 말하면 다 알아들었고 길을 헤매다 빌딩이 보이면 이제 다 왔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게 90년대 한인들은 뉴욕의 상징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고 큰 꿈보다는 당장 다음 달 렌트와 아이 학비를 생각하며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그 풍경의 의미가 또렷해졌다고 느낀다, World Trade Center Twin Towers가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거다.
그 빌딩이 서 있던 90년대 뉴욕은 관광 엽서 속 장소가 아니라 이민 1세대 한인들이 하루하루 버텨내던 시간의 무대였다는 걸 말이다.
아침마다 델리 셔터를 올리고 계산대 뒤에 서 있던 사람들, 옷가게와 잡화점에서 매대 정리하며 하루 매출에 마음 졸이던 사람들 그들에게 쌍둥이 빌딩은 대단한 성공의 상징이라기보다 그냥 오늘도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좌표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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