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직장2년 다니다가 친언니가 미국 형부랑 결혼해서 뉴햄프셔에서 집을사고 나를 불렀어요. 몇달 있다 가려했던건데 1년있다가 알아본 뉴욕쪽 회사에서 취직도 되고, 회사일도 잘 풀려서 비자받아 지금은 영주권도 받았죠.

다 그렇겠지만.... 미국에 오면 처음엔 뭔가 다 어색해요. 나는 미국에 오니까 여러 가지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첫 번째로, 영어라는 큰 벽이 있어요. 영어를 학창시절에 10년이나 열심히 배우고 왔는데도, 미국사람이랑 매일같이 영어를 써야 하니까 말을 할 때마다 막히고,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해요. 영어를 좀 한다고 해도, 여기사람들은 너무 빨리 말해서 이해도 안 되고, 발음 때문에 헷갈리기도 해요. 간단한 단어 하나를 왜 못알아듣지 하면서 반복을 계속하다보면 기분도 위축되고 ㅎ 그럴 때는 아, 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나아지긴 하더라고요. 나이먹고 외국어 배우는 게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어요.

그다음으로, 혼자살게 되면 한국 음식이 진짜 그리워요. 한국에서는 김치찌개나 짬뽕같은 거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데, 여기선 그런 음식을 찾는 게 너무 힘들어요. 특히 작은 마을에 살면 더 그렇고, 한인식당 가는게 멀기라도 하면 그냥 마음대로 먹기가 어려워요. 대신 미국에는 여기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어서 그건 또 재미있기도 해요. 그래도 결국엔 집밥이 그리워지죠. 외식할 때도 한국 음식을 먹어보지만, '우리 엄마의 맛'은 언제나 다르잖아요.

그리고 미국은 사람들이 정말 다양해서 문화 차이가 엄청 느껴져요. 여기 사람들은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인사하고, 뭔가 친절하게 말 걸어요. 한국에서는 스몰토크 같은거 잘 안 하잖아요. 어디 가입하라는 권유빼고 ㅎ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게 좀 불편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게 오히려 좋은 점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가끔은 너무 친근하게 대하는 게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요.

자율적인 생활도 미국에서 크게 느껴지는 점이에요. 한국에서는 부모님께 의지하면서 살았는데, 여기서는 내가 모든 결정을 다 해야 하니까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집안일도 내가 다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아지니까 자율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커지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는 진짜 좋은 점인 것 같아요.

또, 외로움도 진짜 많이 느꼈어요. 주변에 언니말고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뭔가 혼자 있는 느낌이 들고, 많이 외로웠어요. 한국에서는 친구들이랑 매일 연락하고, 같이 밥 먹고 이런 게 너무 당연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도 점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런 외로움도 조금씩 사라지더라고요.

미국은 진짜 기회의 땅 같아요.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자유가 많고, 그만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요. 한국에서는 꿈을 이루려면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조금 더 가능성이 열린 느낌이에요. 한국보다 수입도 늘어난건 사실이거든요.

미국은 인구도 많고 땅도 크다보니 정말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라서,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이런 사회적인 얘기가 잘 안 나오는데, 여기선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처음에는 그게 좀 신기하고 낯설었는데, 나중에는 그런 게 나도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결국 미국에 오니까 많은 게 낯설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경험도 생기고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미국에 살게 된 이유는 결국 내가 원해서 그런거란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내가 원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살뻔한 적이 많이 있었거든요.

내년이면 미국온지 10년되는데... 해놓은건 없어도 그냥 잘 적응하고 있는게 대견하단 생각이 들어서 피식 웃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