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한 마리 키워볼까...?”

올해로 서른아홉. 독신.

혼자 사는 게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익숙함 속에 작은 공백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그걸 꼭 ‘외로움’이라고 부르고 싶진 않지만, 무언가 함께 숨 쉬는 존재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분명히 든다.

그러다 떠오른 게 골든리트리버다.

사실 예전부터 이 종은 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잘생긴 외모, 순한 눈빛,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충성심 깊은 성격.

맹인견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사람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기본 탑재된 친구들 아닌가.

그런 녀석과 함께 아침을 맞고, 퇴근 후 문 앞에서 꼬리치며 반겨주는 상상을 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산책을 나가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발맞추며 걷고, 가끔은 멍하니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발을 살짝 얹는... 그런 장면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다.

출장이 잦은 직업 탓에 집을 자주 비우는 나로선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 선뜻 결심되질 않는다.

누군가를 키운다는 건, 단순한 ‘함께 있음’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것’이란 걸 알기에...

함부로 시작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며칠 전.

크레익리스트를 보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글 하나.

“골든리트리버 입양하실 분 찾습니다.
4주 된 수컷, 예방접종 완료, 베리칩도 있음.
입양비용은 $400.”

그 순간 심장이 조금 더 빨리 뛰었다.
사진 속 녀석은 정말 예뻤다. 아직 작고 어리지만 눈빛은 벌써 맑고 믿음직스러웠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다시 현실. 타주 출장 스케줄을 보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아직은 안 되겠지... 아직은...”

그렇다고 마음이 돌아서는 것도 아니다.
이런 순간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는 정말 “이젠 괜찮다” 싶은 때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망설이지 않고 데려오고 싶다.

그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 친구, 골든리트리버.
나중에 우리가 함께 하게 된다면,
이 글을 다시 꺼내 읽으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