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싱턴 주 타코마에 살다 보니까 아침에는 안개가 천천히 걷히고 낮에도 공기가 습한게 항상 느껴져요.
그런데 초봄부터 한여름까지 TV에서는 캘리포니아 산불피해 뉴스가 자주 뜹니다. 그럴 때마다 왜 저 동네는 매년 불이 나고, 여긴 이렇게 조용할까 하고 생각하게 되죠.
검색해 보니 미국에서 산불이 비교적 덜 나는 지역들은 습도와 비가 자주 오는곳입니다. 워싱턴 서부와 오리건 서부는 비가 잦고 공기 자체에 수분이 많은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타코마나 시애틀, 올림피아 쪽은 여름에도 땅이 완전히 바싹 마르는 날이 드물고 숲은 울창한데도 불이 붙기 쉬운 환경이 아니라고 하네요.
하지만 미국에서 산불이 잦은 곳은 대체로 건조한 바람이 자주 부는 지역입니다. 반대로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 같은 오대호 주변은 숲이 있어도 호수 영향으로 수분이 풍부하고 극단적으로 마르는 날이 드물어서 불이 나더라도 생각보다 빨리 잡히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동부로 가면 뉴잉글랜드 지역 메인이나 버몬트, 뉴햄프셔는 숲이 많지만 기온이 낮고 비와 눈이 충분해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구요. 남부에서는 플로리다가 덥고 습한 날씨 덕분에 작은 화재는 있어도 서부처럼 수백만 에이커가 타는 산불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다보면 생각하게 되는게 델라웨어나 로드아일랜드 같은 곳의 산불 관리 업무는 정말 조용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주 전체가 평평하고 산이라고 부를 만한 지형이 거의 없으니 불이 바람 타고 번질 조건 자체가 없는거죠. 숲이 조금 있어도 뉴스에 오를 만한 대형 산불도 거의 발생하지 않구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같은 규모의 산불이라도 주에 따라 피해금액 달라진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몬태나나 와이오밍처럼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곳에서는 수십만 에이커가 타도 재산 피해는 작으니까요. 그냥 숲에있는 나무들이 조금 타고, 인근 농장에 살고있는 사람들하고 소 몇 마리만 놀라다 끝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반면 캘리포니아는 산과 주택이 뒤섞여 있고 집값은 기본이 수백만 달러이다 보니 불 한 번 나면 피해액이 단숨에 빌리언 단위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같은 산불 뉴스라도 캘리포니아 이야기는 유난히 숫자부터 살벌하게 들리죠.2025년 1월 미국 LA 팰리세이드 산불로 인한 피해액은 추정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500억~2750억 달러에 달하며, 수천 채의 건물(주택, 사업체 포함)이 파괴된 LA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초기에는 피해금액이 100억 달러대에서 추정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보험 손실 및 경제적 손실 규모가 급증했고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손실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이 4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고 하네요.
타코마에 살면서 느끼는 건 비가 잦다는 게 불편할 때도 많지만 이런 면에서는 참 고맙다는 것이죠. 매년 여름 하늘이 연기로 덮일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결국 산불은 숲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마르느냐, 어떤 바람이 부느냐, 그리고 사람이 얼마나 몰려 사느냐의 문제인듯 합니다.


짱구는목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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