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 골프용품 도매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직 커리어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늘 하나의 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로마에 있는 콜로세움에 직접 가보는 거예요.
사실 제 성격이 그렇게 관광 유적지에 집착하는 타입은 아닌데, 이상하게 콜로세움만큼은 예전부터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내가 뭐 전생에 검투사나 관계자였을까요?.. 뭐야 막이래 ㅋㅋ
사실 내가 나를 잘 아는데... 영화 때문일 거예요.
'글레디에이터'에서 러셀 크로가 경기장 한가운데 서 있던 장면, '스파르타쿠스'에서 펼쳐지던 피와 땀의 이야기. 그 장면들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와, 저런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니...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콜로세움은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응축된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에요. 사진으로만 봐도 웅장한데, 직접 그 돌기둥 사이에 서 있으면 아마 숨이 막힐 만큼 압도당할 것 같아요.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울고 웃고, 심지어 목숨을 걸던 순간까지 있었다니... 그런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서 본다면 저는 분명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갖게 될 거예요.
사실 현실적으로 따지면 불가능한 꿈은 아니에요. 항공권이랑 숙소까지 다 합쳐서 대략 2000불 정도면 빠듯하게 다녀올 수 있어요.
근데 문제는 돈보다도 시간이죠. 회사에서 장기 휴가를 내는 건 아직 쉽지 않고, 또 막상 큰돈을 쓰려니 주저하게 됩니다. 저축도 해야 하고, 지금은 미래 준비도 신경 써야 하는 시기라서요.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만 '언젠가는'이라고 다짐하면서 현실에 집중하는 중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꿈이 줄어드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일하다가 지치거나 하루가 너무 똑같다고 느껴질 때면, 가끔 인터넷에서 콜로세움 사진을 찾아봐요. 해가 기울 때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이나, 파란 하늘 아래 서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혼자 상상하는 거예요.
'저 안에 내가 서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수천 년 전 사람들과 같은 풍경을 보고 있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상상을 하다 보면, 피곤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기도 해요.
가끔은 신혼여행을 상상하기도 해요. 대부분 사람들이 신혼여행 하면 하와이나 몰디브처럼 낭만적인 바다를 떠올리잖아요. 근데 저는 이상하게 늘 로마와 콜로세움이 먼저 생각나요.
바닷가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대신, 거대한 돌기둥 앞에서 사진을 찍는 신혼여행이라니 조금 웃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겐 훨씬 특별하게 다가와요. 제 오랜 꿈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과 겹쳐서 실현한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추억이 또 있을까 싶거든요. 함께하는 사람이 제 꿈을 존중해주고 같이 가줄 수 있다면, 그건 제 인생에서 가장 멋진 선물이 될 것 같아요.
물론 아직은 시간이랑 돈이 부족해서 당장 갈 수 없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꼭 갈 거예요.
저에게 콜로세움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제 일상 속에서 작은 원동력이 되어주는 존재예요.
하루하루 바쁘고 지치지만, 마음 한편에 이런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더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