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는 한국 사람에게 여전히 기회의 도시일까?
이 질문은 시카고에 살아봤거나, 이주를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뉴욕이나 LA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실리콘밸리처럼 미래 산업의 상징도 아니지만, 묘하게 시카고는 한국 이민자들에게 오랫동안 선택되어 온 도시였다. 이유는 일자리가 있었고, 집값이 상대적으로 감당 가능했으며 대도시가 주는 인프라는 그대로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Chicago는 미국의 전통적인 산업과 금융, 물류의 중심지다.
항공, 철도, 물류가 교차하는 허브라서 기업 본사와 중견 기업이 많고, 화이트칼라부터 블루칼라까지 일자리 스펙트럼이 넓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특히 자영업과 사무직 양쪽 모두에서 진입 장벽이 낮았던 도시로 기억된다. 세탁소, 편의점, 식당 같은 1세대 이민 사업뿐 아니라 회계, 보험, 제조업 관련 사무직도 꾸준히 기회가 있었다.
생활비 측면에서 보면 시카고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집값과 렌트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서부 대도시에 비하면 아직 숨통이 트인다. 같은 돈으로 더 넓은 집을 구할 수 있고, 아이 키우는 데 필요한 공간도 확보가 가능하다. 이 점은 가족 단위 한인들에게 큰 장점이다. 학군도 지역 편차는 있지만, 교외로 나가면 선택할만한 곳들이 분명히 있다.
다만 기회의 성격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과거처럼 몸만 와서 열심히 일하면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구조는 거의 사라졌다. 자영업은 인건비와 렌트 부담이 커졌고, 단순 노동으로는 중산층 진입이 쉽지 않다. 사무직 역시 학력과 경력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카고도 이제는 '성실함만으로 되는 도시'라기보다는,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열리는 도시가 됐다.
그럼에도 시카고가 가진 강점은 여전히 분명하다. 첫째는 균형이다. 너무 빠르게 변하지 않고, 너무 극단적으로 비싸지지도 않는다. 둘째는 커뮤니티다. 한인 사회 규모가 적당해서 정보가 잘 돌고, 완전히 고립되지도 않는다. 셋째는 실패 비용이다. 도전했다가 잘 안 돼도, 인생이 한 번에 무너질 정도의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다.
결국 시카고는 여전히 기회의 도시이긴 하다. 다만 그 기회는 과거처럼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는 않다.
한국 사람에게 시카고는 꿈을 단번에 실현하는 도시라기보다는,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자리를 잡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무대에 가깝다. 화려하지 않지만 버틸 수 있고 위험하지 않지만 노력은 요구하는 도시.
그래서 시카고는 지금도 조용히 준비된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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