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놀룰루에 은퇴하고 와서 사는 미국 본토 사람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통된 내용이 있다.
처음엔 다들 하와이 좋은 날씨 이야기부터 꺼낸다. 사계절 내내 섭씨 25도 안팎, 눈 치울 일 없고 히터 고장 걱정도 없다.
그래서 나름 날씨 좋다는 캘리포니아 부터 뉴욕같은 추운 겨울을 피해서 온 동부 출신들이 하와이로 많이들 이사온다.
그런데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묘하게 바뀐다.
하와이는 돈만 많으면 천국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잠깐 말을 멈춘다.
그리고 조건을 단다. 돈만 많으면... 아니 돈이 아주 많이 있으면.
여기서 말하는 꽤 많이는 애매한 표현이 아니다.
집 한 채 100만 - 200만 달러정도를 아무렇지 않게 묶어둘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믈론 70만 - 80만 불 정도 콘도 하나만 있어도 은퇴 생활은 충분히 가능하다.
오션프론트는 아니어도 바람 잘 통하고 관리 잘 되는 콘도라면 생활 만족도는 꽤 높다.
차도 많이 필요 없고, 큰 소비를 할 환경도 아니다. 외식 줄이고 집에서 먹고, 바다 산책이 일상이 되면 돈 쓸 일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자산이 많으면 편한 선택지가 늘어나는 건 맞지만, 적으면 적은 대로 속도를 낮추고 맞춰 살 수 있는 곳이 하와이다.
은퇴의 핵심은 호화가 아니라 유지다.
여기 현지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계산대 앞에서 멈칫한다.
우유, 고기, 채소 가격이 전부 본토보다 비싸다.
외식은 더하다. 은퇴해서 매일 외식하는 삶을 상상했다면 생각을 고쳐야 한다.
결국 요리를 하게 되고, 요리하면서도 재료값을 다시 계산하게 된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는 괜찮지만, 전문 진료는 선택지가 적다.
조금 까다로운 치료는 결국 본토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은퇴 후 건강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 부분에서 고민이 깊어진다.
그래서 하와이에 정착한 본토 은퇴자들 중 상당수는 여유 자금이 충분하다.
집값 걱정이 없고, 생활비가 조금 비싸도 체감이 크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정도가 되면 하와이는 확실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붐비는 관광지는 피하고, 조용한 동네에서 바다를 일상처럼 누린다.
관광객이 보는 하와이가 아니라 사는 사람의 하와이다.
결국 하와이는 모두에게 천국은 아니다. 하지만 돈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은퇴자에게는 확실히 독특한 보상을 준다.
바쁘게 살지 않아도 되는 곳, 계절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곳, 오늘과 내일의 차이가 크지 않은 곳.
돌려 말하면, 돈이 부족하면 단점이 크게 보이고, 돈이 충분하면 단점이 풍경 뒤로 숨는 곳이다.
그래서 호놀룰루의 은퇴자들은 오늘도 웃으며 말한다. 여기 살기 나쁘진 않은데 결코 사는게 싸진 않다고.


샌드위치서핑보드
철이와영미
미국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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