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초반 애나하임 다운타운이 사진이 찍힌 포스트카드 한 장을 들여다보면 지금의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낮은 건물들, 간판이 크지도 작지도 않게 걸려 있는 상점들 길가에 한줄로 길게 세워진자동차들, 그리고 느긋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 이 사진이 찍힌 시기는 농업 마을이었던 애나하임이 급격하게 도시로 변하던 바로 그 과도기였습니다.
애나하임은 원래 과수 농업으로 알려진 조용한 곳이었지만, 1955년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관광객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생기고, 새로운 거주민이 유입되면서 도시는 폭발적으로 팽창했습니다. 이 변화가 시작된 지 불과 몇 년 후인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 애나하임 다운타운은 여전히 옛 모습과 새로운 분위기가 섞여 있었습니다.
사진 속 거리는 그런 '두 시대가 공존하던 순간'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상점 주인은 손님과 이름을 알고 지내는 동네 사람이었고, 가게 문을 열면 무얼 찾고있냐고 친근하게 묻는 시대였습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길에서 서로 멈춰 인사를 나누고, 거리에 세워진 차를 보며 "저거 누구네 집 자동차인가?" 하고 궁금해할 만큼 모두가 서로를 알고 지냈을 정도로 소도시의 따뜻함이 살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이미 변화가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도시는 더 넓고 큰 도로를 필요로 했고, 관광객을 위한 모텔과 레스토랑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자동차가 중심이 된 개발이 확산되면서 길은 넓어지고 주차장은 커지고, 네온사인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천천히 진행되는 듯 보였지만, 사실 도시의 정체성을 뿌리째 흔드는 시작이었습니다.

특히 대형 쇼핑센터의 등장과 함께 도시 중심 역할을 해오던 다운타운의 전통적인 거리 상권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넓은 주차장과 여러 가게가 한곳에 모여 있는 쇼핑몰은 당시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비 문화를 제공했고 점점 많은 주민들이 자동차를 타고 그곳으로 이동하면서 다운타운은 조금씩 조용해져 갔습니다.
포스트카드 속 애나하임은 그래서 그 자체로 상징적입니다. 농촌 마을에서 관광·상업·주거 도시로 변해가는 길목에서, 두 시대가 뒤섞인 특별한 순간을 담고 있는 셈이죠. 사진 한 장 안에는 이미 사라진 감귤밭의 향기와 이웃 중심의 느긋한 일상이 있고, 동시에 미래 도시의 분주한 기운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 애나하임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예전처럼 농촌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관광 산업과 주거지가 섞인 도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디즈니랜드 근처에는 직업이 다양해진 만큼 호텔, 레스토랑, 서비스업 종사자도 많고, 조금 떨어진 주거 구역에는 교육 환경을 보고 이사 온 한인 가족들도 있습니다.
애나하임은 오렌지카운티 안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편이라서, 풀러턴·어바인까지는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기도 합니다. 단독주택, 오래된 타운하우스, 그리고 비교적 넓은 아파트들이 섞여 있어 가족 단위 거주가 많고, 아이들 학교 문제로 가까운 한인 밀집 지역인 풀러턴과 함께 생활권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교통은 부족하지만 차만 있다면 쇼핑, 통근, 주말 외출이 편하고 무엇보다 디즈니랜드가 가까운 덕에 공원 불꽃놀이가 일상처럼 들리는 독특한 도시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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