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는 60대 초반에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처음 발견됐을 땐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진행된 상태였다.

평소에 딱히 아프다고 하지도 않았고, 술도 보통으로 드시던 분이었기에 가족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내 삶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암'이라는 단어 앞에선 내 얘기가 아닌 듯하다가도 슬그머니 마음이 움츠러든다.

그래서 그때부터 조금씩 관심 갖게 된 게 암 예방에 좋은 음식들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유독 눈여겨보고 있는 건 '버섯'이다.

솔직히 예전엔 버섯을 좋아하지 않았다.

식감도 애매하고... 하지만 지금은 냉장고에 버섯이 떨어지면 꼭 채워놓는다.

왜냐하면 버섯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항암 식품'이기 때문이다.

버섯은 단순히 칼로리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재료 정도가 아니다.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베타글루칸(beta-gluca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건 일종의 면역 활성 다당류로, 체내에서 면역 세포의 활동을 자극해서 암세포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능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버섯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결과도 발표되었다. 20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버섯 18g(한두 조각 정도)을 먹는 사람은 암 발생 확률이 45% 가까이 낮아졌다고 한다.

놀라운 건 이게 특정 버섯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 양송이, 심지어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버섯들도 모두 베타글루칸을 포함하고 있다. 어떤 종류를 고르든 꾸준히 먹기만 하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간암을 겪은 가족력이 있는 입장에서, 간 건강과 항산화 효과는 특히 중요하다. 버섯에는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라는 천연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특히 간처럼 해독작용을 많이 하는 기관을 보호하는 데 탁월하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이상이 있어도 증상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뭔가 이상을 느꼈을 땐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내 아버지도 그랬다. 그런 간을 위해 버섯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은 작지만 강력하다. 체내의 독소와 염증을 줄이고, 면역을 도와주며, 항암 효과까지 더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버섯은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다. 기름에 볶아도 되고, 오븐에 구워도 되고, 찌개나 국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나는 평소 닭가슴살이나 채소 볶음에 슬라이스한 버섯을 추가하거나, 아침 오트밀죽에 표고버섯을 송송 썰어 넣기도 한다. 특히 버섯은 익힐수록 영양소 흡수가 더 잘 되기 때문에 생으로 먹기보단 조리해서 먹는 게 좋다.

그리고 버섯은 냉동 보관도 가능해서, 세일할 때 왕창 사서 손질해두면 일주일 내내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요즘은 버섯 파우더나 건버섯도 다양하게 나오니, 바쁜 직장인이라도 부담 없이 챙겨 먹을 수 있다.

아버지의 죽음은 아직도 내 삶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지만 그 슬픔 속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내 몸을 지키는 건 결국 '매일의 습관'이라는 점이다.

건강검진, 꾸준한 운동,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식습관.

그 중심에 나는 오늘도 '버섯'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