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목부터 오른쪽 갈비뼈 아래까지 찌릿하게 결리는, 특히 허리쪽 신장 위치쯤 되는 곳이 결리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아, 어제 회사에서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가?" 싶었지만, 이상하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반복됐다.
점점 심해지는 느낌까지 들자 슬슬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 신장에 이상 있는 건 아니겠지?"
나는 혼자 사는 40대 중반 사무직 남자다. 결혼도 안 했고, 이렇다 할 병력도 없는데 이렇게 한쪽 허리가 계속 결린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몸에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은 걱정이 머리를 스쳤다. 안 그래도 요즘 건강 뉴스 보면 "작은 통증이 큰 병의 신호일 수 있다"고들 하지 않나.
그래서 병원을 찾았다. 한인타운 근처 내과에 가서 이런저런 증상을 설명하고, 혈액검사도 받고, 소변검사도 받고, 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았다.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 동안 '혹시 신장결석?', '신우신염?', '만성 신부전?' 같은 검색어를 밤마다 구글에 쳐가며 자가진단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병원에가서 받은 결과는 의외로 너무나도 '정상'이었다. 염증 수치도 정상, 열도 없고, 소변도 깨끗하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차트를 보더니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혹시 쓰고계시는 매트리스는 얼마나 됐어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매트리스요?"
"네, 침대에 누우면 몸이 평평하게 받쳐지는 느낌인가요? 혹시 푹 꺼진 데는 없나요?"
"...예."
나는 그날 의사한테 진단 아닌 진단을 받았다. 아침의 통증이유는 신장이 아니라 매트리스 때문이라는 거다.
생각해보니 내가쓰는 침대 매트리스를 언제 샀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아마 10년도 훨씬 넘은 것 같다.
그동안 이사를 여러번 했는데 한번도 교체할 생각 없이 그냥 쓰고 있었다.
요즘에는 누울 때마다 중간부분이 푹 꺼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와 옆구리에 뻐근함이 남았지만 나이 들어서 생기는 현상쯤으로 생각했던 거다.
"사람들이 많이 놓치는 부분인데요, 매트리스는 척추 건강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요. 특히 목과 허리랑 옆구리 통증이 아침에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진다면 고장난 매트리스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요."
의사의 말은 명확했다. 이건 신장이 아니라 10년 넘은 삐그덕 매트리스의 소행이었다.
"매트리스 수명은 보통 7~10년이에요. 그 이상 지나면 스프링이 오래되서 몸을 제대로 지지해주지 못해요"
그때 깨달았다.
'아... 자동차 타이어처럼, 침대도 수명이 다하면 바람 빠진다.'
바람 빠진 타이어로 고속도로 달리는 건 위험하듯, 꺼진 매트리스 위에서 자는 것도 몸에 안좋다는거다.
잠은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간이다.
그 3분의 1을 몸에 안 맞는 침대 위에서 보내고 있는건데...
내가 매일같이 허리 아프다고 찡찡댄 이유가 신장이 아니라, 10년 넘은 매트리스였다니.
바로 새 매트리스 검색 시작.
근데 문제는 가격. 요즘 매트리스 왜 이렇게 비싸냐.
400불은 기본에 이천불 넘는 것도 수두룩. 그래서 본격적으로 '싸게 사는 방법'을 알아봤다.
온라인 브랜드 직구: (예: Zinus, Nectar, Tuft & Needle) 중간 유통 마진이 빠져서 오프라인보다 훨씬 싸고, 품질도 요즘 좋다. 게다가 대부분 100일 무료 체험을 제공해서 써보고 안 맞으면 환불도 가능하다.
아마존 타임세일 활용: Zinus나 Lucid 같은 브랜드는 종종 40~60% 할인 들어간다. 배송도 빠르고 리뷰 많아서 참고하기 좋다.
공휴일 세일 시즌 노리기: 프레지던트데이, 메모리얼데이,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미국 공휴일은 매트리스 세일 성수기다.
이때는 오프라인 매장들도 경쟁적으로 할인하니 비교해볼만 하다.
그리고 Costco, Macy's 같은 곳은 전시용이나 반품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상태는 새것과 거의 차이 없으면서 가격은 반값 이하.
나는 결국 온라인 직구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주문했다. 가격은 450불. 무료배송에 100일 체험, 만족하지 않으면 무료 반품까지.
첫날 새 매트리스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거짓말처럼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 사라졌다.
몸이 가뿐하고, 무엇보다 "제대로 잤다"는 느낌이 드는 게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혹시 당신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과 허리가 뻐근한가?
당신이 무심코 지나친 그 꺼진 매트리스가, 당신 허리와 건강을 매일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하루를 리셋시키는 회복의 시간이다.
오래된 매트리스, 이제 보내줄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