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샌 안토니오나 오스틴 사람들이 자주 놀러가는 도시가 힐컨트리 중심에 있는 Fredericksburg이다.

이름부터 독일풍인데 독일 이민자들 세운 도시로 유명하다.

위치는 샌안토니오에서 북서쪽 70마일 정도 떨어져 있고, 오스틴 서쪽으로 약 80마일 정도라서 주말 여행지로 꽤 유명하다.

Fredericksburg는 1846년에 세워졌다. 이름도 독일 왕족인 프로이센의 프레드릭 왕자를 기념해서 붙여졌다.

그래서인지 도시 분위기를 보면 미국 남부 도시라기보다는 독일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이 난다.


옛날 독일 이민자들은 이 도시를 "Fritztown"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 별명은 지금도 일부 상점이나 비즈니스 이름에서 여전히 볼 수 있다.

Fredericksburg가 다른 텍사스 도시들과 조금 다른 점은 언어와 문화였다. 초기에 정착한 독일 이민자들은 영어를 배우는 것을 꽤 오래 거부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한동안 "Texas German"이라는 독특한 독일어 방언이 사용되었다.

말 그대로 텍사스식 독일어라고 보면 된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꽤 흔하게 들을 수 있었던 언어였다.

이 도시의 분위기가 독일 느낌이 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Fredericksburg와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도시가 근처에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New Braunfels이다. 이곳 역시 독일 이민자들이 세운 도시다. 두 도시는 텍사스 안에서 독일 문화가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으로 자주 함께 이야기된다.


Fredericksburg는 역사적으로도 꽤 의미 있는 인물을 배출했는데 바로 미국 해군의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진 Fleet Admiral Chester Nimitz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을 지휘했던 인물로, 미국 해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래서 Fredericksburg에는 그를 기념하는 장소들도 남아 있다.

미국 해군에는 니미츠 제독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 시리즈가 있다.

바로 Nimitz급 항공모함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을 지휘했던 체스터 니미츠 제독을 기리기 위해 이름이 붙었다. 이 항공모함은 1975년에 처음 등장했으며 미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지금까지 운용되고 있다.

Nimitz급 항공모함의 가장 큰 특징은 핵 추진 방식이다. 원자로 두 개로 움직이기 때문에 연료 보급 없이도 수십 년 동안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길이는 약 332미터에 달하고 승조원과 항공 인력을 합치면 약 5천 명 이상이 탑승한다. 갑판에서는 전투기, 조기경보기, 헬리콥터 등 약 60대에서 90대의 항공기가 운용된다.

현재까지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총 10척이 건조되었다. 대표적인 함으로는 USS Nimitz, USS Dwight D. Eisenhower, USS Carl Vinson, USS Ronald Reagan 등이 있다. 이 항공모함들은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등 현대 미국 해군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세계 바다 곳곳에서 미국 해군의 상징적인 전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Fredericksburg은 도시 전체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Fredericksburg Historic District는 1970년에 텍사스 역사유적지로 등록되었다. 오래된 건물들과 거리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걷다 보면 마치 19세기 마을을 산책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Fredericksburg 주변에는 자연 명소도 꽤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Enchanted Rock이다. 이 거대한 바위는 도시에서 약 27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분홍색 돔 모양의 바위가 땅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다.

주변 평지보다 약 130미터 정도 높게 올라와 있고, 정상 높이는 해발 약 556미터 정도 된다. 면적도 약 640에이커나 된다.

이곳은 단순히 바위 하나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자연공원이다. 약 8마일이 넘는 하이킹 트레일이 있고, 캠핑, 피크닉, 암벽 등반 같은 활동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도 꽤 큰 규모의 화강암 지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서 자연 지형 자체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 1970년에는 National Natural Landmark로 지정되었고, 1994년에는 텍사스 주가 공식적으로 Enchanted Rock State Natural Area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장소는 Cross Mountain이다. 이 산은 Fredericksburg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기록에 따르면 1847년에 이미 이 산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그보다 훨씬 이전에는 원주민들이 이곳에서 서로 신호를 보내던 장소였다고 한다.

이 산에는 오래전부터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스페인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흔적으로 추정된다. 이후 1849년에는 새로운 십자가가 세워졌고, 1946년에는 St. Mary's Catholic Church가 금속과 콘크리트로 만든 큰 십자가를 다시 세웠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부활절 행사와 일출 예배 같은 종교 행사들이 열린다. 이 장소는 1976년에 텍사스 역사적 랜드마크로 지정되었다.

Fredericksburg는 인구가 약 1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다. 하지만 독일 이민 역사, 텍사스 힐컨트리 자연 풍경, 그리고 오래된 문화가 묘하게 섞여 있어서 텍사스 안에서도 분위기가 꽤 독특한 곳이다.

그래서 샌안토니오나 오스틴에 사는 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텍사스 안에서 잠깐 유럽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Fredericksburg로 가보라고. 내 생각에도 한번 둘러보고 말기에는 볼것이 많은 곳이라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