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자정쯤 동네 한 바퀴 돌다가 주차장에 서 있는 차들을 봤어요. 아직 10월 초라 눈은커녕 서리도 없는데, 갑자기 작년 겨울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I-270 타고 가는데 앞차 지붕에서 얼음판이 통째로 날아와서 진짜 심장이 내려앉았던 날이요. 다행히 옆 차선으로 떨어졌지만 그 뒤로 눈 쌓인 차만 보면 괜히 거리를 두게 됐어요.
그런데 이번 겨울부터는 이게 그냥 매너 문제가 아니게 됐어요. 메릴랜드에서 차 위 눈과 얼음을 치우지 않고 운전하면 벌금을 물리는 법이 10월 1일부터 시행됐거든요.
정식 이름은 Clear Before You Drive Act, 하원 법안 HB 474예요. 올해 주의회에서 하원과 상원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했고, 웨스 무어 주지사가 5월 26일에 서명했어요.
먼저 짚고 갈 게 있어요. 제목만 보면 게이더스버그 시가 따로 만든 조례 같지만, 사실은 메릴랜드 주 전체에 적용되는 주법이에요. 몽고메리 카운티든 볼티모어든 똑같이 적용된다는 뜻이에요.
법의 핵심은 간단해요. 사람이나 재산에 위협이 될 만큼 쌓인 눈과 얼음을 치우려는 합리적인 노력 없이 차를 운전하거나 견인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치워야 하는 곳은 후드, 트렁크, 앞유리, 창문, 그리고 지붕이에요. 트럭은 캐빈 위, 트레일러는 윗면까지 포함돼요.
솔직히 앞유리랑 창문은 다들 긁잖아요. 문제는 지붕이에요. 키 작은 차는 그나마 낫지만 SUV나 밴 지붕은 손이 잘 안 닿아서 그냥 두고 출발하는 사람이 많았죠.
벌금은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 첫 위반 25달러, 두 번째 50달러, 세 번째 100달러, 네 번째부터는 200달러예요. 주 입법조사처 재정 보고서에 나온 금액이에요.
상업용 차량은 훨씬 세요. 첫 위반 75달러에서 시작해서 150달러, 300달러, 600달러로 올라가고 다섯 번째부터는 1,000달러예요.
진짜 무서운 건 사고로 이어졌을 때예요. 날아간 눈이나 얼음이 재산 피해나 사망, 중상 사고에 영향을 주면 일반 차량은 200달러에서 1,000달러, 상업용은 500달러에서 1,500달러까지 벌금이 올라가요.
그리고 이 위반은 경범죄로 분류돼요. 25달러라는 숫자만 보고 가볍게 넘기기엔 이름표가 생각보다 무겁더라고요.
그럼 경찰이 눈 쌓인 차만 보고 바로 세우냐면, 그건 아니에요. 이 법은 2차 단속 대상이라서 과속이나 신호 위반처럼 다른 이유로 정차시켰을 때만 같이 딱지를 끊을 수 있어요.
다만 예외가 있어요. 위반이 재산 피해나 사망, 중상 사고에 영향을 줬다면 그때는 이 법 위반만으로도 단속할 수 있어요.
같은 차가 하루에 여러 번 걸리는 일도 막아뒀어요. 위반이 이어지더라도 24시간 안에 두 번 이상 위반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고 돼 있어요.
현실적인 예외 조항도 들어갔어요. 눈을 치우는 일이 직장 안전 규정을 어기게 되거나 운전자 본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대형 트럭 지붕에 올라가야만 치울 수 있는 상황 같은 거죠. 법이 요구하는 건 완벽하게 반짝이는 차가 아니라 합리적인 노력이에요.
이 법은 펜실베이니아의 Christine's Law를 모델로 했다고 해요. 뉴저지랑 뉴햄프셔에도 비슷한 법이 이미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공공 안전은 결국 다 같이 조금씩 귀찮아지는 데서 시작하잖아요. 2차 단속이라 실효성이 약하다는 말도 있지만, 기준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달라질 거라고 봐요.
저는 새벽에 가게 재료 받으러 나갈 때가 많아서 이 법이 남 얘기가 아니에요. 눈 온 다음 날 새벽 차 앞에 서면, 진짜 이불 밖으로 나온 곰처럼 몸이 안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미리 준비하려고요. 손잡이가 긴 스노우 브러시 하나는 꼭 사두려고 해요. 지붕 가운데까지 닿는 길이로요.
출발 시간도 평소보다 10분 정도 앞당길 생각이에요. 시동 걸고 성에 녹는 동안 지붕부터 털어내면 순서가 딱 맞아요.
지붕 눈은 앞쪽에서 뒤쪽으로 밀어내는 게 좋다고들 해요. 그래야 앞유리에 다시 쏟아지지 않아요.
얼음이 두껍게 얼었으면 억지로 깨지 말고 히터로 조금 녹인 다음 떼어내는 게 차에도 덜 무리가 가요.
타르트 구울 때도 그렇잖아요. 반죽 위에 밀가루 덩어리가 남아 있으면 굽는 동안 엉뚱한 데로 흘러서 모양이 망가져요. 시작 전에 한 번 털어내는 게 결국 제일 빠른 길이에요.
운전도 똑같은 것 같아요. 출발 전에 5분 쓰면 뒤차 운전자의 하루, 어쩌면 그 이상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혹시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이 아직 이 법을 모르신다면 한 번 알려드리면 좋겠어요. 한인 커뮤니티에도 지붕은 괜찮겠지 하고 출발하시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올겨울엔 곰처럼 든든하게 지붕까지 털고 나가요. 25달러짜리 딱지보다 따뜻한 타르트 한 조각 사 먹는 게 훨씬 새콤달콤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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