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도나와 그랜드캐니언을 비슷한 풍경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솔직히 둘은 컨셉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그랜드캐니언은 말 그대로 "지구가 한 번 제대로 깎아낸 자리"고, 세도나는 "깎이긴 했는데 뭐가 남아서 튀어나온 자리"라고 보면 됩니다. 쉽게 말해, 그랜드캐니언이 대지가 깎여나간 흔적이라면, 세도나는 바위 조각 모음전 같은 느낌입니다.
그랜드캐니언은 땅이 슥, 아니 대놓고 과하게 깎여 내려가면서 층층이 속살을 드러낸 거고, 세도나는 이상하게 깎이다가 귀찮았는지 중간에 멈춘 바위 덩어리들이 우뚝 남아 있는 형태입니다. 둘 다 붉은 흙을 갖고 있지만, 하나는 약한곳들이 파헤쳐진 느낌이고 다른 하나는 날씬한 근육질 바위들이 여기저기 폼 잡고 서 있는 느낌이죠.
그랜드캐니언은 사실 가서 직접 보면 "와, 규모 미쳤다" 하고 끝입니다. 직접 풍경 가까이 가서 보기 힘듭니다. 멍하니 내려다보는 풍경이니까 가까이 구경하는 맛은 제한적입니다. 넓고 깊고, 그냥 크고, 진짜 크고, 인생이 하찮아 보일 정도로 큽니다. 그러니까 감탄 포인트가 '압도적 스케일' 딱 하나에 몰려 있습니다. 멋지긴 하지만, 결국 초대형 절벽 전망대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세도나는 바위들이 가까이에서 사람을 들이대고 구경하라고 유혹합니다. 저기 커피포트처럼 생긴 바위, 옆에 종처럼 생긴 벨록, 저쪽엔 성당처럼 생긴 캐시드럴 록, 하나하나 생김새가 독특하니 보고 있으면 자꾸 별명 붙이고 싶어집니다. 규모로 찍어 누른 그랜드캐니언과 달리, 세도나는 특이한 바위 덩어리들이 "우린 디자인으로 승부 본다"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도시 바로 옆에 바위가 있으니, 마트 다녀오는 길에 절경을 보면서 식용유 한 통 들고 멋있는 포즈 취하게 됩니다. "아, 이게 일상 속 자연 감성인가?" 하면서 괜히 세련된 척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죠.
지질학적으로 보면, 세도나는 바위가 솟아 있는 지역이고, 그랜드캐니언은 땅이 깎여 나간 지역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세도나는 오랜 침식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단단한 부분만 남아 기둥처럼 서 있고, 그랜드캐니언은 강과 바람이 바닥까지 파내려가 내부 구조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그랜드캐니언은 "지구가 한 번 크게 바닥이 푹 파이고 꺼진 곳," 세도나는 "자연이 미술 감각을 발휘해서 조각을 남겨둔 곳."
그래서 여행할 때 느낌도 다릅니다. 그랜드캐니언은 보는 게 90, 걷는 건 10이라면, 세도나는 걷고 놀고, 바위 구경하고, 사진 찍고, 쇼핑몰에서 커피 마시다 자연 감상까지 되는 '일상 스타일 여행지'입니다.
그랜드캐니언은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보잘것없음을 느끼는 장소라면, 세도나는 자연과 살짝 친구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청 크다!" vs "예쁘고 재밌다!"라는 차이라고 보면 딱 맞습니다.
결론? 세도나는 고급스러운 바위 조각 정원, 그랜드캐니언은 초대형 지구의 절단면.
결국 둘 다 안 보면 손해입니다.


짱구는목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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