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 반응이 다들 비슷해요. "오, 맨해튼 살아?" 아니요. 저는 퀸즈요.
그러면 뭔가 반응이 살짝 아..그래? 하면서 거긴 어딘가? 하는 반응 ㅋㅋ
아무래도 뉴욕 중심부인 맨해튼에 비해선 덜 유명해서 그런가 봐요.
근데 퀸즈 안에도 한국사람들이 모여사는 한인타운 동네가 있어요. 바로 플러싱(Flushing).
처음에 저도 헷갈렸어요. 플러싱 산다길래, 그게 뉴욕 어딘데? 하고 지도를 열어보니 어라? 퀸즈 안에 있네?
알고 보니 플러싱은 퀸즈라는 큰 지역 안에 있는 작은 동네더라고요.
그러니까 행정적으로는 퀸즈안에 플러싱. 예를 들어 엘에이안에 코리아타운이 있는 윌셔와 웨스턴, 올림픽과 버몬트에 있는 것처럼, 퀸즈 안에 플러싱이 있는 거죠.
지하철 7번선을 타고 종점까지 가면 나오는 동네가 바로 플러싱이에요.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내리면 왁자지껄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여기 진짜 별의별 언어가 다 들려요.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여긴 뉴욕이 아니라 그냥 '유엔 본부' 같달까요.
특히 한인타운의 중심으로 불릴 만큼 한국인 커뮤니티가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한국 식당, 병원, 은행, 교회, 학원...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죠.
재밌는 건, 플러싱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퀸즈에 산다고 말하기보다, "난 플러싱 살아"라고 해요.
그만큼 플러싱이 퀸즈 안에서도 독자적인 색깔이 강하다는 거죠.
반대로 퀸즈라고 하면 너무 범위가 넓어요.
퀸즈는 플러싱 말고도 재메이카, 포레스트 힐즈, 아스토리아, 롱아일랜드 시티 같은 다양한 동네들이 다 들어있거든요.
그러니까 "플러싱과 퀸즈는 같은 곳이야?"라는 질문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플러싱은 퀸즈에 속한 동네다!"
이제 누가 플러싱 얘기하더라도, "아~ 거기 퀸즈 안에 있는 동네 말하는 거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는 척할 수 있을 거예요.
뉴욕은 이렇게 디테일을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는 도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