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마흔,
지금 LA에서 혼자 살고 있다.
겉보기엔 나름 괜찮은 독신 남성이다.
직장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고,
주말엔 좋은 커피샾을 친구들과 찾아다니는 여유도 즐긴다.
그런데 내 삶엔 늘 반복되는 고민이 하나 있다.
결정을 잘 못 내린다는 것.
작은 건 메뉴 선택부터 시작해서
큰 건 이직, 연애, 주택 구매까지…
나는 늘 결정을 미루다가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게 얼마나 습관처럼 굳어졌는지,
넷플릭스 켤 때마다 제목만 훑다가 10분이 그냥 지나간다.
이건 진짜다.
스릴러 볼까, 다큐 볼까, 아님 시간 아까우니까 짧은 에피소드?
결정 못 하고 보다 보면 '오늘은 그냥 유튜브 볼까?'로 끝난다.
가끔 친구들이 말한다.
“넌 너무 생각이 많아.”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결정 자체보다, 그 결정 이후에 올 후회가 더 두렵다.
지금 선택한 이게 정말 옳은 건지,
다른 길을 택했으면 더 나았던 건 아닐지,
그런 생각들이 나를 꽉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결정을 미루면 당장은 편하다.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 보면,
기회는 사라지고, 상황은 변하고,
내 손엔 ‘안정’ 대신 ‘허무’가 남는다.
그래서 요즘 나는
‘결정을 쉽게 하는 법’을 고민한다.
성격을 바꾸는 건 어렵지만,
나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내가 시작한 작고 단순한 실천들:
작은 결정부터 바로 실행하기!
커피는 뭐 마실까? 고민하지 않고 “아이스 라떼.”
운동할까 말까? 생각 없이 나가서 걷기. 뇌가 ‘결정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받기 시작한다.
완벽한 결정은 없다는 걸 자주 상기하기!
어떤 선택이든 얻는 것과 잃는 게 있다. 중요한 건 결과보다, 그 선택을 어떻게 살아내는가다.
감정보다 가치 기준으로 판단하기
지금 내 삶의 방향에 맞는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에 가까운가? 감정은 흔들리지만, 가치 기준은 중심을 잡아준다.
예전에 한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책임지기 싫기 때문이다.”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결정을 내린다는 건,
그 결과에 대해 내가 주체가 되는 것이고,
그게 두려워서 나는 자꾸 미루고, 돌아보고, 기다리기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바꾸고 싶다.
결정을 미루다 놓친 기회들이
내 삶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장면들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넷플릭스 켰으면 1분 안에 고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결정 이후의 태도다.
내가 내린 선택을 믿고, 그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다 보면,
언젠가 후회 대신 성장의 기억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게 내가 바라는 나다.
결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