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하나로 끝내는 집밥, 하와이식 스팸동 제대로 만드는 법 - Kahului - 1

하와이에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팸이 생활 음식이다.

한국에서는 가끔 밥이랑 먹는 반찬 이미지인데, 여기서는 거의 매일 먹는 사람도 있을정도로 익숙한 메뉴다.

마트 가면 종류도 다양하고, 세일이라도 하면 한 번에 몇 캔씩 사두는 게 기본이다. 그래서 집에 항상 있는 재료로 가장 자주 해먹는 게 바로 스팸덮밥, 흔히 말하는 스팸동이다.

이게 이상하게 아주 간단한데 질리지 않고, 맛 있는 식사 한 끼가 되는게 매력이다.

기본 스타일은 단짠이다. 간장 베이스로 스팸을 살짝 조려서 밥 위에 올리는 방식이다.

재료는 단순하다. 스팸 반 캔, 양파 반 개, 계란 1~2개, 밥 한 공기. 양념은 진간장 2스푼, 설탕 1스푼, 물 6스푼 정도면 충분하다. 좀 더 일본식 느낌을 내고 싶으면 간장, 설탕, 맛술, 물을 1:1:1:3 비율로 맞추면 된다.

만드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먼저 스팸을 얇게 썰거나 깍둑 썰기로 준비한다. 개인적으로는 얇게 써는 쪽이 더 좋다. 표면이 넓어서 양념이 더 잘 밴다. 팬에 기름을 아주 조금만 두르고 스팸을 노릇하게 굽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너무 자주 뒤집지 않는 거다. 한 면을 충분히 익혀야 겉이 바삭해지고 안은 촉촉하게 남는다.

스팸 하나로 끝내는 집밥, 하와이식 스팸동 제대로 만드는 법 - Kahului - 2

스팸을 따로 덜어두고 같은 팬에 양파를 넣는다. 약불에서 천천히 볶다가 양념장을 부으면 된다.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포인트다. 이 상태에서 아까 구워둔 스팸을 넣고 살짝 졸인다. 국물이 완전히 없어질 필요는 없다. 밥에 비벼 먹어야 하니까 자작하게 남겨두는 게 좋다.

이제 밥 위에 올리면 끝이다. 그냥 올려 먹어도 되지만, 계란 하나 추가하면 완성도가 확 올라간다. 반숙 후라이를 올리거나, 노른자만 올려도 좋다. 좀 더 부드럽게 먹고 싶으면 스크램블을 만들어 얹는다. 마지막으로 쪽파나 김가루 살짝 뿌리면 모양도 살아난다.

두 번째는 스팸 마요 스타일이다. 이건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다. 스팸을 깍둑썰기로 작게 잘라서 바삭하게 굽는다. 계란은 스크램블로 부드럽게 만들어 둔다. 밥 위에 계란을 먼저 올리고, 그 위에 스팸을 얹는다. 그리고 마요네즈를 지그재그로 뿌린다. 마지막으로 김가루. 이건 사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먹으면 바로 이해된다. 단순한데 계속 손이 간다.

스팸 하나로 끝내는 집밥, 하와이식 스팸동 제대로 만드는 법 - Kahului - 3

여기서 몇 가지 팁이 있다. 스팸이 생각보다 짜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조리 전에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면 염분이 빠진다. 맛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그리고 느끼함이  이 한 가지로 전체 밸런스가 바뀐다.

또 하나 재미있는 방법은 일본식 돈부리 스타일이다. 양파 소스가 끓을 때 계란물을 원을 그리듯 부어준다. 완전히 익히지 말고 반쯤 익은 상태에서 불을 끄면 된다. 이걸 그대로 밥 위에 얹으면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난다. 약간 규동 느낌이 난다.

하와이에서는 이 스팸덮밥이 그냥 집밥 수준이 아니다.

편의점, 푸드트럭, 로컬 식당 어디서든 비슷한 스타일을 볼 수 있다. 스팸 무스비처럼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싸고, 간단하고, 맛이 확실하다.

결국 이 요리는 기술보다 감각이다. 불 세기, 양념 농도, 스팸 굽는 정도. 몇 번 해보면 자기 스타일이 생긴다. 어떤 날은 단짠으로, 어떤 날은 마요로, 또 어떤 날은 매콤하게. 같은 재료인데 느낌이 계속 바뀐다.

스팸덮밥은 "대충 만들어도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대충 만들어도 계속 먹게 되는 음식"이다.

하와이에 살면서 이걸 자주 먹는 이유가 딱 그거다. 쉽고, 빠르고, 그리고 이상하게 계속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