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운타운에 뭔가 요상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이 한군데 있으니 바로 2nd Street Tunnel 입니다.
길고 매끈하게 뻗은 하얀 타일 벽, 은은하게 번지는 조명, 새벽이면 살짝 안개 낀 듯한 공기까지, 그냥 도심 한복판인데도 묘하게 SF 분위기가 풍깁니다. 차 한 대만 지나가도 헤드라이트가 벽에 반사되어 번쩍이며 흐르고, 도로에는 오래된 도시의 기름 냄새와 철 냄새가 섞여 있어 이상하게 감성적인 느낌을 줍니다.
관광객 입장에선 "이게 그냥 터널이라고?" 싶은데, LA 시민들에게는 매일 지나치는 길이고, 감독들에게는 '화면빨 잘 받는 명소'로 알려져 있죠.
2가 터널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화, 드라마, 광고 촬영 스팟으로 너무 많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같은 미래 도시 스타일의 장면부터 자동차 광고, 뮤직비디오까지, 수십 년 동안 수백 번은 나온 터널입니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빛이 자연스럽게 퍼지고, 배경이 과도하게 시선을 빼앗지 않으면서도 도시적 분위기를 완벽히 받쳐줍니다. LA 다운타운 특유의 거친 느낌보다 훨씬 매끄럽고 세련된 톤을 내죠. 특히 밤에는 LED가 반사되며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공기감이 살아 있어, 약간은 몽환적이고 약간은 쓸쓸한 LA의 밤을 잘 보여줍니다.
터널 위쪽으로 올라가면 콘크리트 건물과 오래된 창문들, 빈티지한 브릭 월이 겹겹이 보이고, 자동차 경적과 바람 소리가 은근히 메아리칩니다. 낮에는 바쁘게 출퇴근하는 차들로 북적이고, 밤이 되면 갑자기 속도가 느려져 촬영팀이 삼각대 세우고 조명 설치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2가 터널은 단순히 영화를 위한 배경이 아니라 LA가 가진 이중적인 얼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겉은 반짝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오래된 벽 타일 속 흠집, 꺼지다 만 전구, 차 타이어에 밟혀 검어지는 바닥 등이 그대로 보입니다. 화려함 속의 거친 숨결, 잘 다듬어진 도시 이미지 속에 여전히 남은 현실. 이 터널은 그런 LA의 진짜 얼굴을 숨기지도 과장하지도 않고 그대로 드러냅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2가 터널은 일부러 목적지를 정해 찾아가기보다는 다운타운 산책 중 슬쩍 들러 사진 찍기 좋은 장소입니다. 그리 길지도 않고, 입구만 봐도 느낌이 오죠. 차가 씽 지나가는 순간 셔터를 누르면 빛줄기가 길게 잡히고, 인물 사진을 찍으면 배경이 굉장히 도시적이고 세련되게 나옵니다.
특히 시네마틱 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포토 스팟입니다. 드라이브만 해도 터널을 통과하는 몇 초가 독특합니다. 앞차 브레이크등이 벽에 반사되고, 둥근 곡선 구조가 소리를 살짝 울려 분위기가 확 달라지거든요.
결국 2가 터널은 LA를 LA답게 만드는 작은 조각입니다. 영화 속 미래 도시 같지만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현실의 길. 화려하면서도 낡았고, 익숙하면서도 촬영지를 알고 보면 새삼 특별하게 보이는 곳.
다운타운에서 한 블록만 벗어나도 느낌이 달라지는 이 도시에서, 2가 터널은 그 중간 somewhere in between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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