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에이에서 윌셔 블러바드를 따라가다 보면, 도시의 역사를 숫자로 표시해 놓은 지도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다운타운의 윌셔 1번지 빌딩 주변, 숫자 1부터 시작해 서쪽으로 갈수록 500, 1000, 2000으로 번호가 커지고, 결국 한인타운에 들어서면 3000번대 주소가 보입니다. 숫자를 보기만 해도 "아, 이제 한인 구역이다" 하고 감이 올 정도죠.
이 구간은 차로 스쳐 지나갈 때는 평범하지만, 내려서 걸어보면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다운타운 쪽은 금융사와 대형 오피스가 줄지어 서 있는 전형적인 비즈니스 구역인데, 한인타운 구간으로 들어오면 갑자기 간판 언어가 바뀌고 한글이 쏟아집니다. 치과·정형외과·한의원·이민법 변호사가 한 건물 안에 모여 있고, 한 블록 안에서 고기집, 여행사, 보험사무실이 나란히 자리합니다.
이 지역이 이렇게 변한 배경에는 역사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1960~70년대까지 윌셔는 백인 중심 오피스 타운이었지만, 1980년대 들어 한인 상권이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했고, 1992년 LA 폭동 이후 커뮤니티는 오히려 단단해졌습니다. 피해를 입고도 떠나지 않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이 많았고, 그 결과 윌셔에는 한식당, 마켓, 병원, 여행사, 보험·부동산 사무실 등이 빠르게 늘어나며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윌셔에서는 아침에 해장국을 먹고, 점심에는 인근 빌딩에서 이민법 상담을 받거나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저녁엔 근처 술집에서 술한잔 하는 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한국과 미국의 생활 패턴이 섞여 있는 셈이에요.

이 길 가운데, 한인타운의 상징처럼 자리한 대표 건물이 바로 에퀴터블 빌딩입니다. 주소는 3435 Wilshire.
1960년대 후반 지어진 윌셔 라인의 대표 오피스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한인 비즈니스 중심지가 됐고, 현재도 변호사·회계사·치과·보험사무실·여행사가 층마다 자리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한글 안내문이 보이고 점심시간이면 옆에있는 시티센터 푸드코트와 연결되는 로비에는 한국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이곳에서 많은 이민자가 첫 사업 상담을 받고, 첫 법률 조언을 들었으며, 첫 진료를 받은 만큼 '이민 비즈니스의 출발점' 같은 역할을 해온 건물입니다.
다만 이 지역은 오래된 건물 구조 때문에 주차난과 높은 임대료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외관만 리모델링된 오래된 빌딩이 많아 내부 시설은 옛날식인 경우도 있고, 테넌트가 많다 보니 주차는 항상 부족하며 발렛 비용도 계속 오르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셔는 여전히 매력적인 주소입니다. 지하철 연장과 역세권 개발, 고급 주상복합과 호텔 개발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도 점점 다국적이고 현대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결국 윌셔 블러바드 한인타운 구간은 단지 '한식당 많은 곳'이 아니라, 엘에이 경제 축 위에 한인 이민 역사가 차곡차곡 쌓인 하나의 시간층 같은 곳입니다.
윌셔 블러바드를 따라가다 보면, 한인들의 도전, 폭동 이후 재건, 개발 경쟁, 주차와 임대료 같은 현실적인 고민까지 모두 녹아 있는 도시 속 살아 있는 성장 기록을 만나게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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