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먹고도 술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 있죠? 바로 저예요.

친구들끼리 술 얘기할 때, 누가 "조니 블루 마셔봤냐?" 하면 저는 속으로 '조니 블루? 조니 뎁 친구냐?' 이런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모임에서 위스키 한 병쯤은 알아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듣는 이름이 조니 워커예요. 마트나 면세점에서 눈에 띄는 것도 항상 조니 워커고요.

문제는, 이 조니 워커라는 게 그냥 한 병이 아니라 '라벨 색깔'로 나뉘더라는 거예요. 레드, 블랙, 그린, 골드, 블루... 딱 봐도 뭔가 급이 다르다는 건 알겠는데, 저 같은 술알못은 "색깔만 다르게 포장해놓은 거 아냐?" 싶었죠.

그래서 하나하나 차이를 알아봤습니다.

조니 워커 레드

이건 딱 입문용이죠. 가격도 가장 저렴하고, 어디 술집 가면 쉽게 볼 수 있어요. 맛은 솔직히 좀 강렬합니다. 제가 처음 마셨을 때 느낀 건 "아, 위스키는 원래 이렇게 목을 태우는 거구나"였죠. 탄산수랑 섞어서 하이볼로 마시면 좀 괜찮아지는데,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술 못하는 사람은 확 기침 나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진하게 한 잔 하고 싶다' 할 때, 혹은 "난 위스키 잘 모른다"라고 말하면서도 뭔가 분위기 내고 싶을 때 적당한 게 레드 라벨이에요.

조니 워커 블랙

레드에서 한 단계 올라간 게 블랙이에요. 이건 딱 마셔보면 레드보다 부드럽죠. 저는 술알못이라 복잡한 풍미 이런 건 잘 모르는데, 그냥 "아, 이건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라고 할 수 있어요. 친구가 설명해주길, 숙성이 12년쯤 됐다고 하더라고요. "12년이면 우리 애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잖아?"라는 말이 절로 나왔죠. 이쯤 되면 선물용으로도 괜찮고, 회식 자리에서 "이건 블랙 라벨이야"라고 하면 괜히 있어 보입니다.

조니 워커 그린

이건 조금 특이해요. 다른 라벨들은 블렌디드 위스키인데, 그린은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래요. 솔직히 술알못 입장에서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죠. 하지만 마셔보면 다른 것보다 향이 조금 더 풍성하다는 느낌이 있어요. 뭐랄까, 숲속에서 캠핑하다가 모닥불 옆에서 마시는 기분이랄까요. '그린'이라는 이름이랑도 어울리죠. 가격도 블랙보다는 조금 비싸고, 블루보다는 훨씬 저렴해요. 왠지 자기만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벨 같더라고요.

조니 워커 골드

이쯤 오면 이름부터 반짝이죠. '골드'니까 뭔가 부자 된 기분이에요. 제가 예전에 결혼식 피로연에서 골드 라벨을 마셔봤는데, 그때 느낌은 '아, 이건 술이 아니라 디저트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레드나 블랙이 확 치고 들어온다면, 골드는 되게 부드럽고 달달한 느낌이에요. 술 잘 못하는 사람도 편하게 마실 수 있죠. 그래서 커플들이 기념일에 마시기도 좋고, 중요한 모임에서 "오늘은 특별하니까 골드 라벨" 이런 식으로 꺼내면 분위기 확 달라집니다.

조니 워커 블루

마지막은 블루 라벨, 위스키 세계에서 거의 끝판왕 같은 존재죠. 가격도 압도적으로 비싸요. 술알못인 제가 블루 라벨을 처음 마신 건, 딱 한 번 선배가 "야, 너 오늘 복 받은 줄 알아" 하면서 따라줬을 때예요. 그 한 모금에 제가 느낀 건... 솔직히 말하면 그냥 부드럽다, 고급스럽다 정도였어요. 하지만 다들 "와, 블루 라벨이네" 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 저도 덩달아 "이야, 확실히 다르네"라는 표정을 지었죠. 사실 맛의 차이를 세밀하게 구분 못 해도, 라벨이 주는 상징성이 있더라고요.

정리하자면 조니 워커 라벨을 술알못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레드 라벨: 입문용, 가볍게 마시기.

블랙 라벨: 좀 더 고급스러운 기본기.

그린 라벨: 향과 개성이 있는 선택.

골드 라벨: 특별한 날, 부드럽고 달달.

블루 라벨: 부의 상징, 분위기 최강.

저 같은 술알못이 위스키를 설명한다고 거창한 시음평은 못 하겠죠. 하지만 딱 하나는 알겠어요.

조니 워커 라벨별로 다 경험해보면, 그 순간마다 나름의 스토리가 생긴다는 거예요.

결국 술이라는 게 맛도 중요하지만, 누구랑, 어떤 상황에서 마시느냐가 더 크죠.

이술들을 마셔보면서 느낀 건, 조니 워커는 색깔별로 다른 기억을 만들어주는 술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