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텍사스에 살기 때문에 자동차는 필수지만, 하루에 장거리 뛰는 일은 거의 없다.

출퇴근 위주고, 주말엔 마트나 아이들 픽업이 대부분.

그러다 보니 요즘 하이브리드 차에 관심 가진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 하이브리드 진짜 기름값 많이 아껴?" "솔직히 본전은 뽑아?"

대답은... 나도 잘 모르겠다...다.

하이브리드 차의 장점 중 하나는 주유소는 확실하게 자주 안들린다는 사실.

내 하이브리드 22년식 캠리는 시내 주행 평균연비가 50 mpg 이상 나온다.

나는 시내 주행이 많다보니 가다 서다 반복하는 도로에서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가 계속 돌아가다보니 연비가 좋게 나온다.

반면 프리웨이 위주로 하루 100마일 이상 달리면 얘기가 좀 다르다. 고속주행 땐 엔진이 더 많이 돌아가고 연비도 30mpg 후반 나올 거다.

즉, 고속도로 주행 비중이 높으면 하이브리드 차의 기름값 절약 효과는 줄어들고, 그만큼 초기 구매비용 회수에도 시간이 더 걸린다.

반면 나처럼 시내 주행이 많다면,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도 최소 80%는 더 빠르게 본전 회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는 8만 마일 넘어가면서부터 배터리 성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소모품 교체 주기도 복잡해진다.

엔진오일 같은 건 일반차랑 비슷하더라도, 고전압 배터리, 인버터, 냉각장치 등은 일반 정비소에서 못 만지는 부품들이라서 결국은 딜러 서비스 센터로 가야 한다.

문제는 하이브리드 특성상 비싼 수리비. 배터리 한번 교체하면 2천~3천불은 금방 날아간다.

게다가 중고차로 팔려고 하면, "배터리 언제 갈았어요?"가 필수 질문이고 배터리나 파워트레인에 문제있으면 제값 받기 힘들다.

또 감가상각 문제가 있다. 요즘 차값이 비싸다 보니 일반 차량은 고장만 안 나면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히 팔린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엔진이나 배터리 문제있으면 잘  안팔린다. 요즘은 전기차가 뜨는 시대라 더 그렇다.

그렇다고 하이브리드를 까자는 건 아니다.

시내 주행 비중이 높은 사람, 주유소 가는 게 귀찮은 사람, 조용하고 부드러운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 있다.

실제로 나처럼 한 달에 기름 한 번 넣는 생활에 익숙해지면, 일반차로 못 돌아간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기름값 아끼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하이브리드를 산다면?

당신이 1년에 2만 마일 이상 달리지 않는다면, 그 계산은 다시 한 번 해보는 걸 추천한다.

하이브리드는 똑똑한 선택일 수 있지만, 무조건 이득 보는 마법의 자동차는 아니라는 것.

결국 자동차는 나한테 맞는 차가, 모두한테 맞는 차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