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최관장 이야기가 생각나서 좀 써보려 한다.

10년전 최관장 이 친구들과 함께 향한 곳은 Mohegan Sun이었다. 뉴욕에서 차로 조금만 가면 도착하는 큰 리조트 카지노였다. 불빛은 화려했고 내부는 호텔과 쇼핑몰처럼 잘 정돈돼 있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 그는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식사를 하고 슬롯머신을 몇 번 돌렸고 몇백불 땃다. 이 경험이 문제의 출발점이 었던거다.

그 이후 최관장에게 카지노는 반복되는 습관이 됐다. 평일에는 태권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밤이나 주말이 되면 모히간 선으로 향했다. 처음엔 멀게 느껴졌던 거리도 자주 다니다 보니 익숙해졌다. 잃는 날이 더 많았지만, 사람은 진 기억보다 딴 기억을 더 강하게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의 머릿속에는 늘 "이번엔 다를 수 있다", "오늘 흐름이 좋다", "한 번만 더" 같은 생각이 자리 잡았다.

시간이 지나자 먼 거리 이동이 부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선택한 곳이 Empire City Casino였다. 브롱스에서 가까워 저녁 먹고 잠깐 들를 수 있는 거리였다. 그는 스스로에게 소액만 하겠다고 말했지만, 가까운 카지노는 오히려 더 위험했다. 언제든 갈 수 있었고, 오늘 잃은 돈을 다음 날 바로 만회하러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태권도장은 서서히 흔들렸다. 수업은 불규칙해졌고 약속을 자주 바꿨다. 월세가 밀리고 카드 빚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못했다. 모히간 선에서 잃고, 엠파이어 시티 카지노에서 더 잃었다. 언젠가 한 번 크게 따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만 반복했다.

마지막은 엠파이어 시티 카지노였다. 그곳에서 가진 돈을 거의 다 잃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태권도장은 문을 닫았고, 관장은 동네에서 사라졌다. 아이들은 다른 도장으로 옮겨 갔고, 빈 상가는 다른 가게로 채워졌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이어졌다.

사실 뉴욕사는 사람들에게 멀리 있는 카지노도 위험하지만, 가까운 카지노는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최관장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너무 오래 붙잡았고, 그만둘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놓쳤을 뿐이다. 이런 일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반복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으로 뉴욕 시내에 라스베가스 같은 카지노를 짓겠다는데... 한숨만 나온다. 타주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주변에 도박중독자들 넘치면 살기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