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 처음 와서 조금 놀랐던 풍경이 하나 있었다.

미국 국기 옆에 항상 텍사스 깃발이 같이 걸려 있는 모습이었다.

공공기관 건물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일반 상점 앞에서도 두 깃발이 나란히 휘날리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그냥 주 깃발이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살다 보니 이게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텍사스 사람들의 정체성과 꽤 깊게 연결된 상징이라는 걸 알게 됐다.

텍사스는 미국 안에서도 조금 독특한 주로 기억된다.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역사 때문이다.

텍사스는 한때 미국의 한 주가 아니라 독립된 나라였던 적이 있다. 바로 "텍사스 공화국(Republic of Texas)" 시기였다. 1836년 텍사스는 멕시코로부터 독립하면서 별도의 공화국을 세웠다. 그 당시 텍사스는 완전히 독립된 국가였고 대통령도 있었고 외교 관계도 맺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꽤 흥미로운 역사다.

텍사스 공화국의 수도는 처음에는 휴스턴이었고 이후 오스틴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당시 텍사스는 지금처럼 안정된 지역이 아니라 여러 갈등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멕시코와의 긴장 관계도 있었고 재정 문제도 꽤 심각했다고 한다. 결국 1845년 텍사스는 미국에 합병되면서 미국의 28번째 주가 되었다. 그래서 텍사스는 미국 역사에서도 조금 특별한 위치를 가진 지역으로 이야기된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텍사스 사람들은 자기 주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흔히 "Texas pride"라는 말도 자주 들린다. 다른 주에서도 자기 지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텍사스는 그 정도가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미국 국기 옆에 텍사스 깃발을 나란히 걸어 놓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텍사스 깃발도 꽤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왼쪽에 하나의 큰 별이 있고 파랑, 흰색, 빨간색 세 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텍사스 깃발을 "Lone Star Flag"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별 하나가 바로 텍사스 공화국 시절 독립을 상징하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텍사스는 지금도 "Lone Star State"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실제로 텍사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 별 하나가 들어간 상징을 정말 자주 보게 된다. 고속도로 표지판에서도 보이고, 경찰차에서도 보이고, 스포츠 팀 로고에도 등장한다. 심지어 집 앞에 텍사스 깃발을 달아 놓는 사람들도 꽤 많다. 미국 국기보다 텍사스 깃발이 더 크게 걸린 집도 가끔 보인다.

텍사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도 있다고 한다. "텍사스는 원래 나라였다가 지금은 그냥 미국에 잠깐 들어와 있는 거다." 물론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텍사스를 여행하거나 살다 보면 미국 국기 옆에 텍사스 깃발이 함께 휘날리는 장면을 정말 자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조금 특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나면 그 풍경이 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결국 텍사스 깃발은 단순한 주 깃발이 아니라 과거에 독립된 공화국이었던 역사, 그리고 지금도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텍사스에서는 오늘도 미국 국기 옆에서 Lone Star가 함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