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안토니오에서 겨울날씨를 겪다보면 느끼는 게 습도가 널뛰기를 뛴다는 겁니다.
어제는 입술이 갈라질 정도로 건조하더니, 오늘은 갑자기 습하고 촉촉한 공기가 들어온다.
가습기가 필요했다가, 다음 날엔 습하고 더워서 에어컨을 킬까 말까 할 정도로 공기가 바뀌죠.
마치 사막과 해안 도시가 번갈아 오는 느낌인데, 이유는 기단(air mass)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나는 기후 특성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멕시코만(Gulf of Mexico) 입니다. 샌안토니오는 해안과 직접 닿아 있진 않지만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공기가 그대로 들어옵니다. 멕시코만에서 바람이 올라오는 날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도시를 감싸기 때문에 겨울이라도 공기가 촉촉해지고 구름이 끼며 기분 좋은 포근함이 생깁니다.
비 예보가 없는데도 하늘이 뿌연 날이 생기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반대로 멕시코만 바람이 끊기고 북서쪽(뉴멕시코·텍사스 고원)에서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 갑자기 피부가 땡기고 코 속이 말라버릴 만큼 건조한 날씨로 바뀝니다.
겨울엔 이 두 공기가 하루 단위로 밀고 밀리며 전선을 형성합니다. 날짜 하나 건너 완전히 다른 지역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전 75°F(24°C)에 습한 공기, 다음날 북풍이 내려오면 40°F(4°C) 건조한 찬 공기가 됩니다. "분명 어제 반팔이었는데 오늘은 패딩 꺼냈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또 샌안토니오는 지형적으로 해안 평야와 내륙 고원의 중간 지점에 있어 공기 층이 부딪히기 좋은 구조입니다.
고원에서 내려오는 바람은 수분이 거의 없고, 체감상 사막 공기처럼 건조합니다. 멕시코만 기단이 들어오지 않으면 집안 습도 20~30%가 흔하고, 손등이 하얗게 일어나며 가습기 없이는 힘든 날이 많습니다. 반대로 남동풍이 강하게 불면 습도가 80~90%까지 치솟아 겨울인데도 축축한 여름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 극단적 변화는 전선 이동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텍사스는 구릉과 산맥이 서쪽에 몰려 있어 차가운 공기가 막히지 않고 평야를 타고 빠르게 이동합니다. 캘리포니아처럼 산맥이 공기를 걸러주지 않으니 변화가 그대로 전달됩니다. 하루 만에 날씨 기분이 바뀌는 건 기상학적으로 보면 당연한 흐름입니다.
건조한 날은 정전기가 찌릿하고, 습한 날은 차창이 뿌옇게 김 서리니 대비가 필요하죠. 반면 습한 날은 기온이 높아 산책하기 좋고, 건조한 날은 하늘이 유난히 맑고 파란 게 장점입니다.
결국 샌안토니오 겨울이 건조와 습함을 번갈아 보여주는 이유는 멕시코만 습기와 내륙 고원 건조기단이 교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도시 겨울을 한마디로 말하면 "가습기와 에어컨을 동시에 쓰는 도시", 그만큼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기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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