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에이고에 살다 보면 특정 커뮤니티가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홍콩계 중국인들이다. Convoy Street 주변의 딤섬 레스토랑이나 홍콩식 카페(Cha Chaan Teng)에서
홍콩계 중국인들 보더라도 그리 시끄럽지 않지만 (억양빼고)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차분하게, 그러나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미국 생활에 뿌리내린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준다.
미국 살면서 홍콩계 중국인들을 지켜보며 느낀 이들의 스토리에는 묘하게 반복되는 공통점들이 있다.
첫 번째는 이민의 출발점이 늘 '불안'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경제적 빈곤 때문이 아니다. 홍콩에서 이미 안정적인 직업이나 자산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제도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불안이 이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당장 내일이 아니라 10년, 20년 뒤를 보고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민 자체가 도피라기보다는 전략에 가깝다.
두 번째 공통점은 정착 초기의 태도다.
이들은 유난히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한다. 과시도 없고, 커뮤니티 중심에 나서지도 않는다. 대신 학교, 동네, 직장에 조용히 스며든다. 샌디에이고의 좋은 학군 지역이나 바닷가와 조금 떨어진 안정적인 주거지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 교육과 생활 리듬부터 빠르게 맞춘다. 미국식 생활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르다기보다는,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지 않는 데 능숙하다는 표현이 더 맞다.
세 번째는 직업 선택의 공통된 흐름이다.
처음부터 큰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전문직이나 소규모 비즈니스로 시작한다. 회계, 엔지니어링, IT, 의료 관련 직종이 많고, 자영업을 하더라도 리스크가 낮은 형태를 선호한다. 프랜차이즈, 상가 임대, 소형 오피스 비즈니스처럼 현금 흐름이 예측 가능한 구조를 택한다. 한 번에 크게 벌기보다는 오래 살아남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네 번째는 자산 관리 방식이다.
홍콩에서 자산 가격 변동을 몸으로 겪어본 세대라서 그런지, 부동산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현실적이다. 샌디에이고 집값이 비싸다고 불평하면서도, 결국 좋은 위치의 집 한 채는 꼭 가져간다. 다만 무리한 레버리지는 피하고, 현금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한다.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니라 거주 안정성과 자산 보존의 수단으로 본다.
또 하나 인상적인 공통점은 미국 사회에 대한 태도다.
미국을 이상화하지도, 과도하게 비판하지도 않는다. 이 나라는 규칙이 명확하고, 그 규칙 안에서 움직이면 예측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세금, 비자, 시민권 문제도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철저히 계산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은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지 하나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공통점은 자녀 세대에 대한 시선이다.
부모 세대는 이민의 불편함을 감수하되, 아이들만큼은 미국식 환경에서 자라길 바란다. 아이가 중국인인지, 홍콩인인지, 미국인인지에 대해 굳이 정의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한다. 교육, 언어, 시민권 모두 그 연장선이다.
샌디에이고에서 만난 홍콩계 중국인들의 미국 정착 스토리는 드라마틱하지 않다. 눈물도 적고, 성공담을 크게 떠벌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조용한 선택과 일관된 태도 속에서, 이들이 왜 미국 사회에 빠르게 뿌리내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민을 장기 계획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그 점이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처럼 보인다.


니콜키크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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