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아틀란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에서 화물기 적재물류로 매일 열심히 짐 옮기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루 종일 화물 박스 옮기다 보면 몸은 천근만근인데, 이상하게 퇴근길엔 꼭 자극적인 매운맛이 무지무지 당깁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20년 넘게 오래 사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예전엔 매운맛이라 해봐야 한국에서 챙겨온 고춧가루, 입안이 매콤해지는 청양고추, 아니면 마트에서 파는 할라피뇨 정도가 전부였죠.
그런데 요즘에는 엽떡,지옥 떡볶이, 핵불닭, 매운짬뽕에 염라대왕 소스 같은 게 쏟아지고, 한국 마트에는 캡사이신 원액이 소스 코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요즘 유행하는 지옥 떡볶이, 핵폭탄 닭발은 어떻게 만들어지냐. 사실 고춧가루만으로는 절대 그 맛이 안 납니다. 너무 많이 넣으면 텁텁하고 쓰기만 하거든요. 그래서 식당들은 캡사이신 농축 소스나 파우더를 아주 소량 섞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설탕이랑 물엿을 왕창 넣습니다. 뇌가 매운맛을 통증으로 인식할 때 단맛이 그걸 중화시키면서 도파민을 터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맵다고 하면서도 젓가락이 멈추지 않는 중독성이 완성됩니다.
먼저 제가 제일 궁금한건 캡사이신이 왜 설탕처럼 생겼냐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빨간 불닭 소스랑 다르게, 순수 캡사이신 성분만 뽑아내면 무색무취의 하얀 결정이 됩니다.

고추를 말려서 갈고, 거기서 매운 성분만 화학적으로 분리해 정제하고 농축하면 마지막에 남는 게 바로 이 하얀 결정입니다.
고추가 빨간 건 색소 때문이지, 매운 성분 자체는 색이 없다는 거죠. 이 하얀 가루 1그램이면 고춧가루 수십 킬로그램의 매운맛을 낸다니, 물류로 치면 초고농축 컨테이너 같은 놈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 날입니다. 캡사이신을 먹으면 왜 화장실에서 고생하느냐. 우리 몸은 캡사이신을 영양분이 아니라 자극 물질로 봅니다. 그래서 흡수도 잘 안 하고 빨리 내보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장의 연동 운동이 미친 듯이 빨라집니다. 소화도 제대로 안 된 상태로 대장까지 직행합니다. 그게 항문 근처 예민한 점막을 긁고 지나가면서 염증을 만들고 혈관을 확장시킵니다. 기존에 치질 있던 사람은 바로 터지고 없던 사람도 점막이 찢어집니다. 그 결과가 바로 선명한 피입니다. 입에서는 엔도르핀을 주지만 장에서는 시한폭탄을 돌리는 셈입니다.
물류 일 하다 보면 스트레스 쌓여서 매운 게 정말 당깁니다. 저도 가끔 할라피뇨 듬뿍 들어간 버거나 매운 짬뽕 한 그릇 먹으면 세상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40대 넘어가니 이제는 알겠더군요. 어제의 매운맛 해소가 오늘의 화장실 감금으로 돌아온다는 걸요. 캡사이신은 적당히 쓰면 훌륭한 조미료지만, 과하면 우리 몸의 물류 시스템인 소화기관을 그대로 마비시킵니다.
오늘도 타지에서 고생하는 동포 여러분. 매운 소스 대신 따뜻한 국밥 한 그릇으로 속 달래는 저녁이 되시길 바랍니다. 몸이 버텨줘야 내일도 열심히 일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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