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한인 사회를 보면 슬슬 느껴지는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1960년대생들이 본격적으로 은퇴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1960년생은 이미 상당수가 은퇴했고, 1961년부터 1964년생까지도 은퇴를 시작하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인 사회에서 오랫동안 경제 활동의 중심이었던 세대가 이제는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민 1.5세대 혹은 1세대 후반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 당시 미국은 지금보다 기회가 많다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로 작은 사업이나 자영업으로 성공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세대는 직장인보다 자영업 경험이 많은 세대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탁소, 리커스토어, 식당, 네일샵, 델리 같은 업종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일 중심의 삶을 살았다는 점입니다. 이 세대는 미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직장이나 사업 기반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주 6일 혹은 주 7일 일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사업을 유지하고 자녀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녀 세대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세 번째 특징은 부동산을 통한 자산 형성입니다. 이 세대는 미국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활동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집을 구입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가격으로 집을 구입해 오랫동안 보유한 사람들은 상당한 자산 상승을 경험했습니다.

사업을 통해 현금을 벌고, 그 돈으로 집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사는 방식이 흔했습니다. 그래서 은퇴 시점에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특징은 은퇴 개념이 조금 다르다는 점입니다. 미국 주류 사회에서는 은퇴 후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문화가 비교적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60년대생 한인 이민자들은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은퇴를 하더라도 작은 사업을 계속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생 일 중심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갑자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생활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강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하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은퇴 이후에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걷기 운동이나 골프, 등산 같은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인 커뮤니티 센터나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가족 관계에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이 세대는 자녀를 미국에서 키운 부모 세대입니다. 자녀들이 이미 독립해서 다른 도시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은퇴 이후에는 배우자와 둘이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정적인 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사업과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형성한 사람들은 비교적 여유 있는 은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 중심으로 일하다 보니 은퇴 연금이나 401(k) 같은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1960년대생 한인 이민자들은 미국 한인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세대입니다. 낯선 나라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자녀를 키우며 커뮤니티를 만들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요즘 한인 사회를 보면 한 가지 장면이 자주 보입니다. 예전에는 가게에서 일하던 부모 세대가 뒤로 물러나고, 자녀 세대가 전문직이나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입니다. 세대가 바뀌고 있지만 그 기반을 만든 것은 결국 이 40-60년대생 한인 이민자 세대였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