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살다 보면 겨울이 온다고 해서 딱히 얼어붙는 날씨는 없다.

낮에는 따뜻하고, 햇빛만 잘 받으면 수영장 근처는 한겨울인데도 반팔 입을 날도 많다. 그래서 많은 집에 있는 수영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고민이 생긴다. 특히 "겨울엔 물을 아예 빼버릴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물을 빼는 건 비용과 관리 측면에서 거의 손해다.

이유는 생각보다 명확하다. 수영장 구조는 물의 압력을 받으며 버티도록 설계돼 있다. 물을 비워버리면 내부 압력이 사라지고 토양에서 미는 힘이 반대로 작용해 벽체 균열·타일 들뜸·라이너 손상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하수가 높은 지역은 극단적으로 풀 자체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다시 물 채우는 데도 돈이 꽤 든다. 수만 갤런의 물을 다시 채워야 하고, 화학 약품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비용까지 더하면 "그냥 놔두고 관리하는 게 낫겠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LA와 남캘리포니아 대부분은 겨울에도 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만 늦춰 '윈터라이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첫 단계는 화학 밸런스. pH, 알칼리도, 칼슘 경도, 염소 수치 조정이 기본이다. 겨울에는 수온이 낮아 박테리아 성장 속도가 줄지만, 방심하면 녹조가 올라오고 물이 탁해진다. 염소를 완전히 끊지 말고 낮은 농도로 유지하며, 알게사이드(이끼 억제제)를 한 번 추가해 두면 봄에 훨씬 편하다.

두 번째는 필터 유지. 여름처럼 매일 돌릴 필요는 없지만, 하루 2~4시간 정도는 펌프가 돌아가야 물이 순환된다. 죽어 있는 물은 사고를 만든다. 필터 청소 주기도 미루지 말고, 카트리지형이면 분리 세척, DE 필터면 미디어 보충, 샌드 필터면 역세척(backwash) 한 번 해두면 좋다.

세 번째는 낙엽과 먼지 제거. 겨울이라 해도 산들바람 한 번 불면 마당의 낙엽이 거의 풀 위로 다 들어간다. 그냥 놔두면 유기물이 쌓여 염소 소모가 빨라지고 바닥 얼룩이 생긴다. 스키머 바스켓 비우기, 리프 넷으로 청소하기, 자동 클리너 있다면 돌려주는 습관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수위 체크. 증발과 스플래시가 없으니 물이 급격히 줄진 않지만, 스키머 라인보다 낮아지면 펌프가 공기를 빨아 망가질 수 있다. 자동 보충 장치가 없다면 한 달에 한 번은 눈으로 확인하는 게 안정적이다.

다섯 번째, 커버 사용을 고민할 수 있다. 커버를 씌우면 청소 수고가 확 줄고 염소 소모도 적어진다. 다만 LA는 대부분 완전 동결되는 기후가 아니라서 커버 없이 지내는 집도 꽤 많다. 햇빛 아래 푸른 물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커버 없이 유지하되 청소 빈도를 조금 올리면 된다.

비용 측면에서 보면, 겨울철 유지비는 여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펌프 돌리는 시간 줄고 화학제 사용량 감소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봄에 관리가 엉망이면 되레 더 많은 화학제와 청소 비용을 쓰게 된다는 것. 결국 조금씩 꾸준한 관리가 가장 싸게 먹힌다. "물 빼면 관리가 끝나니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남캘리포니아 기후에선 물 유지가 훨씬 현실적이다.

구조적 위험과 정황을 살펴보면 물을 빼는 게 오히려 손해.

LA 겨울 수영장 관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물은 남겨두고, 약은 줄이고, 펌프는 짧게 돌리고, 낙엽만 제때 걷어내면 된다.

봄이 오면 약간의 조정만으로 다시 맑은 푸른 수영장을 누릴 수 있다. 여름이 되기 전 '청록색 늪'과 씨름하고 싶지 않다면 겨울에 조금의 관심을 투자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