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갔을 때 친구들이랑 동네 술집에 들렀는데, 그날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경험을 했어요.

바로 제 뒤 테이블에서 들려온 대화 때문이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무명 한국 래퍼들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시끄럽다 정도였는데, 신경 안 쓰려고 해도 계속 들리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거의 모든 문장에 "리스펙"이라는 단어를 넣는 거예요.

"형은 나를 리스펙하지."

"나도 형을 리스펙하고있어."

"그래서 형이 나를 리스펙하는걸 리스펙 해."

"우리는 서로 리스펙하는거 맞어."

진짜 빠짐없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다 한 명이 이런 말을 했어요.

"그 친구가 나를 리스펙한다면, 그 것도 내가 리스펙하는 부분이야."

그 순간 웃음 참느라 혼났어요.

이 랩퍼들이 계속 강조하는 건 하나였거든요. Respect.

미국에서 살다 보면 이 단어의 느낌을 더 많이 체감하게 돼요.

Respect는 단순히 예의가 아니라,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거예요.

You don't have to like someone, but you respect their space, their effort, their choice.

생각해 보니까, 우리가 우울해지는 순간들도 비슷한 것 같아요.

누가 나를 무시했을 때. 내 노력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 내 말이 가볍게 받아들여졌을 때. 그 감정의 핵심은 결국 하나예요

"I don't feel respected."

근데 더 중요한 건 반대 방향일 수도 있어요.

혹시 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있었나? 내 시간, 내 감정, 내 기준을 내가 먼저 리스펙하고 있었나?

미국에서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이거예요.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분위기부터 달라요.

They don't over-explain. They don't chase approval. They just carry themselves differently.

그날 술집에서 그 래퍼들 대화를 들으면서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 사람들은 아직 유명하지 않지만, 최소한 자기 세계는 리스펙하고 있구나. 그래서 계속 버티고 있는 거구나.

우울할 때 사람들은 환경을 바꾸려고 해요.

사람을 바꾸려고 하고, 상황을 바꾸려고 하고. 그런데 가끔은 방향이 반대일 수도 있어요.

Maybe the problem isn't the world.
Maybe the problem is... I stopped respecting myself.

그날 이후로 저는 기분이 다운될 때 이렇게 생각해요.

Am I respecting what I really want?

신기하게도, 이 질문을 하면 감정이 조금 정리돼요.

부에나파크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가끔 그 술집 장면이 떠올라요.

아마 평생 "리스펙"이라는 단어는 그날만큼 많이 듣기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 말이 조금 다르게 들려요.

Respect.

남이 나를 존중해 주길 기다리기 전에, 먼저 나부터 나를 리스펙하는 것.

아래는 리스펙 검색해서 나온 너튜브 동영상인데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