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뉴스 보니까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넘겼다고 하더라. 덤으로 금값도 $4,000을 넘겼다고 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번엔 다르다", "이건 일시적인 반등이다", "곧 다시 조정 온다" 같은 말이 쏟아졌는데, 이제 와서는 그 목소리들 다 조용하다.

사람 심리라는 게 참 간사한 게, 오를 땐 '아직 안 늦었나?' 하고 불안해하고, 떨어질 땐 '역시 끝났네' 하며 손 털고 나가버린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그런 '전망'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좀 알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 갈 때도, 6만 달러 넘겼다가 폭락했을 때도, 그리고 지금 12만 달러를 찍었을 때도 세상은 똑같이 흘러갔다. 뉴스 헤드라인만 바뀌었을 뿐이다.

2021년 불장 때는 팬더믹 난리속에 '비트코인이 새로운 기축통화가 된다'고 했고, 2022년 폭락할 땐 '암호화폐는 사기다'가 메인 문장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역시 비트코인은 죽지 않는다'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유를 찾아내려 하지만, 솔직히 대부분은 이유가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리는 거다. 지금 와서 "왜 올랐는지" 분석하는 기사들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

ETF 승인, 기관 자금 유입,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반감기 효과 등등... 매번 돌려 쓰는 템플릿이다. 떨어질 때는 똑같은 항목에 부정적인 수식어만 붙이면 된다. "

기관 이탈, 금리 부담, 규제 강화." 결국 이유는 언제나 사후에 만들어지는 합리화일 뿐이다.

더 재밌는 건, 지금 이 상승장에서 아직도 '언제 팔아야 하냐'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냐' 묻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거다. 이미 1만 달러, 3만 달러, 6만 달러 구간을 다 지나왔는데, 여전히 타이밍만 재고 있다. 마치 바다 앞에서 파도 높이만 재다가 정작 수영은 한 번도 안 하는 사람들 같다.

시장은 그 사이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어쩌면 지금 이 시점에서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갈지는 중요하지 않다.

15만 달러가 되든, 다시 8만 달러로 내려오든, 그건 시장의 리듬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그 리듬 안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매번 오를 때만 들뜨고, 떨어질 때마다 절망하면 결국 시장이 아니라 감정에 휘둘려 사는 인생이 된다.

투자라기보다 중독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나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그냥 무덤덤하다.

누군가는 지금도 '이번엔 다르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다를 게 뭐 있나. 여전히 탐욕과 공포가 번갈아 시장을 흔들고, 사람들은 그 파도 위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다만 가격이 커질수록, 그리고 관심이 폭발할수록, 그 실수의 크기만 커질 뿐이다.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넘겼다고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저 또 한 번의 사이클이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남은 건 언제나 같았다. 누군가는 이 시점에서 '이제 진짜 시작이다'라며 대출받아 들어가고, 또 누군가는 겁나서 수익 실현한다. 어느 쪽이든 그 판단이 옳은지는 결국 몇 년 뒤에나 알 수 있다.

그러니 전망 따위는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시장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무심하고, 우리가 뭐라 하든 상관없이 자기 길을 간다.

지금 중요한 건 12만 달러가 아니라, 당신이 그 안에서 얼마나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느냐다.

그게 진짜 투자자의 실력이고, 비트코인이 이번에도 '다르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