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강타한 대형 산불 피해보상 난관 예상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를 강타한 대형 산불로 인해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보험사들이 이 지역에서 보험 규모를 축소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 복구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스테이트 팜, 올스테이트(Allstate) 같은 대형 보험사들조차도 산불 등 대형 자연재해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될 것이 두려워 신규 보험가입자 모집을 중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보험사들이 예상치 못한 막대한 보험금 청구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주요 민간 보험사들은 이번 산불 발생 이전부터 최근 몇 년간 급증한 화재로 인한 비용 부담 때문에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아왔다. 캘리포니아 최대 민간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 제너럴(State Farm General)은 지난해 3월 캘리포니아주 전역의 주택 및 아파트 7만2천 채에 대한 보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에는 최근 LA 산불 피해가 가장 큰 퍼시픽 팔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지역의 주택들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퍼시픽 팔리세이즈 지역에서 스테이트 팜의 보험 계약 중 69%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보험사들의 철수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어 온 현상으로, 기상 이변으로 인해 서부 지역에서 산불이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이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결과이다. NYT는 2017년과 2018년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보험사들이 25년간의 수익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으며, 그 이후로 주택 화재 보장 계약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민간 보험사들이 산불 발생 지역의 주택 가입자들에 대한 보험 계약을 취소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이는 보험사들의 대탈출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주의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보험 계약이 취소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많은 카운티들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보험 갱신 거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민간 보험사로부터 보험 계약을 거부당한 주택 소유자들은 '최후의 보루'로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인 '페어 플랜(FAIR Plan)'을 통해 보장받고 있다. 페어 플랜은 민간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지난해 9월 기준 가입 액수가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특히 퍼시픽 팔리세이즈 지역에서는 2024년에 페어 플랜 가입 건수가 전년 대비 거의 두 배인 85% 급증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대의 마이클 와라 기후 및 에너지 선임 연구원은 페어 플랜이 이번 LA 산불 피해를 보전할 충분한 재원과 시스템, 인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어 플랜의 잉여 현금은 2억 달러(약 2,912억 원), 재보험 액수는 25억 달러(약 3조 6,410억 원)로 보고되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원이 최신 산불 피해를 감당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페어 플랜은 성명을 통해 "재보험을 포함한 지급 메커니즘을 통해 모든 보장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이미 위기에 처한 캘리포니아의 보험 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YT는 페어 플랜이 자체적으로 보험금을 지불할 자금이 부족할 경우, 캘리포니아 내 운영되는 민간 보험사들로부터 자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이미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보험사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어 더 많은 보험사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는 이번 산불의 여파로 큰 피해를 겪고 있으며, 보험사들의 철수와 주정부 보험 시스템의 부담 증가는 지역 주민들의 복구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보험 산업은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긴급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