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때문에 오래 못살아, 이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음 - Houston - 1진짜 살다 보면 직장이나 가정에서 지겹게도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일들이 꽤 많습니다. 집값 이야기, 렌트비 이야기, 아이 학교 이야기.

그런데 제 경우는 거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남동생입니다.

이 남동생 때문에 요즘 제가 정말 늙는 느낌이 듭니다.

"아, 내가 이 애 때문에 늙는다."

제 남동생은 나이가 서른인데 늘 돈 문제가 있습니다. 한 번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거의 매번 그렇습니다.

룸메에게 줄 렌트비 못 냈다고 전화가 옵니다. 집에서 쫓겨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또 며칠 지나면 술 먹고 누군가랑 싸웠다고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결국 마지막 전화는 항상 저에게 옵니다.

"누나, 이번 한 번만 도와줘."

처음에는 당연히 도와줬습니다. 가족이니까요. 그런데 이게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 세 번, 열 번.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남동생 전화가 울리면 가슴이 먼저 답답해집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최근에 읽은 연구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사람 주변에 계속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으면 실제로 노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였습니다.

연구에서는 이런 사람을 "골칫거리"라고 표현했습니다. 삶을 어렵게 만들거나 계속 스트레스를 주는 주변 사람을 말합니다. 부모, 자식, 형제, 직장 동료 같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한 명 있을 때마다 생물학적인 노화 속도가 약 1.5% 빨라진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나이 사람보다 약 9개월 정도 더 늙은 상태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숫자가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몇 년씩 계속 누적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더 빨리 늙는다는 의미니까요.

"아, 그래서 내가 요즘 이렇게 늙는 느낌인가."

생각해 보면 가족이 제일 어렵습니다. 친구라면 거리를 두면 됩니다. 연락을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가족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형제라고 완전히 끊어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습니다. 마음은 도와주고 싶은데 상황은 계속 반복됩니다. 도와줘도 해결이 안 됩니다. 그러면 또 전화가 옵니다.

연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모나 자식 같은 가족 관계는 삶 속에 깊이 얽혀 있어서 쉽게 정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친구 관계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 제가 조금 바뀐 것이 있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다 떠안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무너지면서까지 다른 사람 인생을 책임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오래 살고 싶으면 운동도 해야 하고,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하나를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 거리를 조금 두는 것.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다 내 어깨에 올려놓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제 아들하고도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내 인생도 좀 살자."

이런생각에 동생에게 말해두었습니다. 지금 갚을돈 만불 매달 조금씩 먼저 갚아라. 그돈 안돌려주면 다시는 빌려주지 않을테니 전화도 하지말라고요.

아주 큰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의 금액도 아니라서 동생이 먼저 갚아나가면 그때가서 마음이 좀 풀릴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