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몸에서 열이 더 쉽게 오르는 편인데, 여름만 되면 저는 늘 수박을 찾게 됩니다.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편이라 조금만 더워도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속이 답답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박을 먹으면 신기하게도 속이 한결 편안해지고, 열감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 자주 챙겨 먹게 되었습니다.

수박이 왜 이런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수박은 전체의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갈증 해소와 동시에 체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전해질 불균형이 쉽게 생기는데, 수박은 그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자연스럽게 채워주는 과일입니다. 또 리코펜과 시트룰린 같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염증을 줄여주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단순히 시원하다는 기분적인 효과를 넘어 몸속 깊은 곳에서 실제로 균형을 잡아주고 있었던 것이죠.

칼로리가 낮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름에 자꾸 뭔가 시원한 걸 찾게 되지만,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를 계속 먹으면 건강에 부담이 되잖아요. 그런 점에서 수박은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간식입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수박을 성질이 차가운 과일(한성 식품)로 보아 더위로 인한 열과 갈증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실제로 더운 여름날 수박을 먹으면 소변이 잘 나오고, 속이 시원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런 전통적인 설명을 그냥 옛날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체질과 음식의 관계에 더 민감해지다 보니 확실히 체감하게 되더군요.

물론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수박이 몸에 좋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체질이 원래부터 차가운 사람, 손발이 늘 차거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수박을 과하게 먹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거나 배탈이 날 수도 있습니다. 공복에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저 역시 열이 많은 체질이라 수박이 잘 맞지만, 저녁 늦게나 빈속에 많이 먹으면 속이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결국 적당히, 내 몸에 맞게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다시 배우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수박은 전통적으로도 그렇고 과학적으로도 열을 내려주는 과일이 맞습니다. 저처럼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특히 잘 맞는 과일이고,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체질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니 내 몸의 반응을 잘 살피면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여름도 저는 아마 냉장고에 수박을 늘 준비해두고, 더위와 속열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수박 한 조각이 주는 이 단순한 시원함이야말로 여름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