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ayer이 제초제 Roundup 관련 7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추가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네요.

이 엄청난 합의금 뉴스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 리스크가 얼마나 거대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바이엘은 630억 달러를 들여 미국의 몬산토(Monsanto)를 인수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농업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과 점유율을 확보하는 전략적 인수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몬산토의 히트상품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가 암을 유발한다는 소송이 미국 전역에서 쏟아진 겁니다.

잡초 잡으려다 소송에 잡힌 셈이죠.

핵심은 글리포세이트라는 성분인데, WHO는 "발암 가능성 있다"고 하고, 바이엘은 "안전하다"고 합니다.

과학자들끼리는 아직도 싸우는 중인데, 미국 배심원들은 이미 결론 냈습니다. "돈 내."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해결한 소송 13만 건, 쓴 돈 약 100억 달러.

그런데 아직 남은 소송이 6만5천 건.

바이엘이 몬산토를 안 샀으면 라운드업 소송은 당연히 바이엘 문제가 아니었겠죠.

그 200억 달러짜리 두통은 몬산토 주주들 몫이었을 겁니다.

근데 핵심은 바이엘이 그걸 알면서도 샀다는 겁니다.

인수 당시 이미 소송 리스크가 수면 위에 올라와 있었거든요.

WHO가 글리포세이트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게 2015년, 인수 결정이 2016년입니다. 타이밍이 기가 막히죠.

바이엘 경영진은 "소송은 과학적으로 이기고, 농업 시장 지배력은 확보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암이라는 게 노출 후 몇 년 뒤에 나타나니까 새 소송도 계속 들어옵니다. 말 그대로 좀비 소송.

이번에 제안된 72억5천만 달러 합의안은 그 '끝'을 만들기 위한 시도입니다.

올해 2월 17일 이전에 라운드업에 노출됐고, 이후 16년 이내에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은 사람은 보상 대상이 됩니다.

특히 이번 합의는 기존 소송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미래 청구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지급은 21년에 걸쳐 진행되지만, 대부분의 금액은 첫 5년 안에 지급될 예정입니다.

"과거 소송이든, 미래 소송이든, 다 이 돈으로 끝내자"는 거죠.

CEO가 직접 "이제 좀 끝냅시다"라고 했는데, 기업 리스크 관리의 피로도가 얼마나 높은지 느껴질 지경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인수합병의 그림자입니다. 바이엘은 몬산토를 통해 농업 시장의 지배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거대한 소송 리스크까지 함께 떠안았습니다. 지금까지 지급했거나 지급 예정인 금액을 합치면 200억 달러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몬산토를 사면서 같이 딸려온 법적 폭탄값이 인수가의 3분의 1인 겁니다. 회사 하나랑 소송 뷔페를 같이 산 격이죠.

교훈은 간단합니다. 요즘 대기업한테 가장 비싼 건 원자재도, 인건비도 아닙니다.

신뢰를 잃었을 때 따라오는 청구서입니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수십 년에 걸쳐, 수십억 달러 단위로 날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