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확실하게 드는 생각이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과 우리 몸에 실제로 필요한 음식은 정말 별개라는 겁니다.
그 대표적인 음식 두 개를 고르라면 저는 아이스크림과 설탕을 잔뜩 입힌 도넛을 꼽겠습니다.
물론 가끔 이거 먹는다고 큰일 나는 음식은 아닙니다.
먼저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우유로 만든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몸에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습니다.
칼슘도 들어 있고 단백질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영양성분표를 자세히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아이스크림의 맛을 만드는 핵심은 결국 지방과 설탕입니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은 우유와 크림에 설탕을 상당량 넣어 만듭니다.
그래서 작은 양을 먹어도 열량이 금방 올라갑니다. 특히 크림 때문에 포화지방이 많고 설탕까지 동시에 들어오는 게 문제입니다.
더 무서운 건 아이스크림 먹기가 쉬워도 너무 쉽다는 겁니다.
고기 500칼로리를 먹으라고 하면 배가 부르지만 아이스크림 500칼로리는 TV 보면서 숟가락 몇 번 뜨다 보면 금방 들어갑니다.
차갑고 부드럽고 달기 때문에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많이 먹게 됩니다.
물론 우유가 들어가니 칼슘과 단백질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영양소를 얻겠다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컵이면 제품에 따라 250~300칼로리를 쉽게 넘기고 설탕과 포화지방도 상당히 들어옵니다.차라리 플레인 그릭요거트에 블루베리나 딸기를 넣어 먹으면 단백질도 챙기고 포만감도 훨씬 오래 갑니다.

도넛은 더 심합니다. 밀가루 반죽에 설탕이 들어가고 기름에 튀긴 다음 그 위에 글레이즈나 설탕을 또 올립니다.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 지방을 한꺼번에 먹는 구조입니다. 설탕을 입힌 도넛 하나가 대략 200~300칼로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아침에 도넛 두 개에 달달한 커피까지 마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대로 된 한 끼에 가까운 열량을 먹었는데 식이섬유와 단백질은 부족해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배가 고플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두 음식을 영양학적으로 꽝이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칼로리가 높다는 것 자체가 죄는 아닙니다.
연어나 견과류, 올리브오일도 칼로리는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에는 단백질이나 불포화지방, 비타민, 미네랄처럼 몸이 실제로 활용할 영양소가 같이 들어 있습니다.
반면 아이스크림과 설탕 도넛은 많은 열량을 아주 쉽게 먹게 만드는 데 비해 포만감과 영양 밀도가 떨어집니다.
특히 자주 먹으면 포화지방과 첨가당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평생 입에도 대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생일날 아이스크림 먹고, 여행 가서 유명한 도넛 하나 먹는다고 건강이 망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런 음식을 간식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먹는 겁니다.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항상 넣어두고 밤마다 퍼먹거나, 출근하면서 도넛 두 개를 아침 식사처럼 먹는 습관이 몇 년씩 이어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결국 아이스크림과 도넛은 식사가 아니라 가끔 즐기는 디저트라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맛으로 먹는 음식이지, 영양을 기대하고 먹는 음식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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