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몬트 3가 근처나 맥아더파크 쪽을 지나칠 때 길가에 멕시칸 음식 노점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하얀 천막 아래 철판에는 핫도그, 타코 또르띠야가 지글지글 익고 있죠.

멕시칸 음악이 흘러나오고, 손님들은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립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냄새도 워낙 맛있게 나니, 한 번쯤 "이거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문제는 이 길거리 음식들이 모두 정식 허가를 받고 운영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엘에이의 길거리 음식 문화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런 노점상들은 "스트리트 벤더(street vendor)"라고 불리며, 로스앤젤레스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특히 한인타운 인근 버몬트 3가, 피코, 윌셔, 그리고 맥아더파크 같은 지역은 멕시칸 커뮤니티가 밀집해 있어서 저녁시간이면 거의 매 블록마다 노점이 등장합니다. 타코, 엘로테(옥수수 구이), 케사디야, 도리아타, 부리또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 노점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무허가' 상태입니다. 엘에이시는 2018년부터 합법적인 노점 허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로 허가를 받은 벤더는 전체의 극히 일부입니다. 이유는 허가를 받으려면 카운티 보건국(LA County Health Department)의 위생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조건이 꽤 까다롭습니다.

음식 조리 시 사용되는 싱크, 냉장시설, 손 세정대, 보관 온도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매달 수수료도 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노점상들은 저소득층 이민자라 이런 설비를 갖추기 어렵고, 영어 서류 작업도 힘들어 비공식적으로 장사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맥아더파크나 버몬트 3가 주변의 길거리 노점 상당수는 그래서 '반합법, 반비공식' 상태로 존재합니다. 경찰이 단속을 나올 때면 천막을 급히 접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단속이 느슨한 지역에서는 거의 상설처럼 운영됩니다.

시에서는 이런 현실을 알고 있어서 최근 몇 년 사이엔 무조건적인 단속보다는 "공중보건 중심 관리"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즉, 단속보다 안전과 위생을 지도하는 쪽으로 정책을 옮기고 있습니다.

그럼 "먹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솔직히 '상황에 따라 다르다'가 맞습니다. 일부 노점은 실제로 보건국의 임시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고, 위생 상태도 깔끔한 편입니다. 고기 온도를 유지하고,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며,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하는 곳이라면 비교적 안전합니다.

반면 냉장 보관 없이 고기를 오래 두거나, 손 씻는 설비 없이 조리하는 곳은 위생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엔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맥아더파크 주변의 유명 타코 노점이나 버몬트 3가 쪽 엘로테 장수처럼 오랜 시간 장사한 곳은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노점상들이 직접 먹고 팔기 때문에 재료를 아주 나쁘게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위생 기준은 식당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예민한 위장이나 면역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꼭 사먹고 싶다면 ㅋ  손님이 많고, 조리가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곳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