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오신 친척분이 휴스턴으로 오신다는 소식에 새벽부터 차 키를 집어 들었습니다.
이 길은 이제 너무 많이 달려서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출발할 때마다 괜히 긴장이 됩니다.
샌안토니오에서 휴스턴까지는 대략 200마일. 시간으로 치면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입니다.
한국 기준이면 서울 대구 거리인데, 여기서는 그냥 "옆 동네 좀 다녀오자"는 기분이 듭니다.
뭐 이게 다 텍사스 살다 보면 생기는 묘한 배짱입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동쪽으로 빠져나오면, 진짜 끝도 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이 나타납니다.
10번 프리웨이는 워낙 긴 프리웨이이고 텍사스 물류의 대동맥이라 컨테이너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달립니다.
가족 태우고 이 길 달릴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이 트럭들 사이에서 안전거리 유지하는 거죠.
한 시간쯤 달리면 세그윈 지나서 루링이 나오는데, 이 구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버키스입니다.
루링에 있는 그 거대한 휴게소. 2026년에도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화장실 자랑하는 곳입니다.
간식으로 비버 너겟 몇 봉지 사고, 제 몫으로 아이스커피 하나 들고 나오면, 텍사스 여행의 진짜 시작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링을 지나 콜럼버스 근처로 가면 풍경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샌안토니오 쪽은 붉은 땅인데 동쪽으로 갈수록 나무가 많아지고 공기가 눅눅해집니다.
그리고 'Katy'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마음이 살짝 긴장됩니다. 여기서부터가 휴스턴입니다. 2026년의 케이티는 예전보다 훨씬 커졌고 쇼핑몰이랑 아파트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차선은 말도안되게 넓은 12차선으로 넓어지는데 차는 여전히 많습니다.
휴스턴 진입해서 610 루프나 벨트웨이 8 타면 사방에서 끼어들고 정신이 바짝 듭니다.
그렇게 도착한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공항. "여기가 텍사스냐? 땅덩어리 진짜 크다." 공항에서 만나뵌 큰아버님 말씀에 이 말에 괜히 제가 뿌듯해집니다. 짐가방을 트렁크에 넣으면서 이럴 땐 큰 차 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복 400마일. 몸은 좀 고단했지만, 한국에서 온 가족에게 텍사스의 넓은 세상 보여주고 휴스턴 한인타운에서 따뜻한 저녁 한 끼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은 하루였습니다.
차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이 텍사스지만, 이렇게 가족을 잇고 추억을 잇는 길을 만들어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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