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항공 정비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니, 2025년인데 왜 아직도 초음속 여객기는 안 뜨냐고!!"
콩코드가 마지막으로 하늘을 날았던 게 무려 22년 전이에요.
런던에서 뉴욕까지 3시간이면 도착하던 그 전설의 비행기.
최고 시속 2,179km/h라니, 요즘 애들 말로 진짜 미쳤던 기체였죠.
그런데 지금은요?
고작 시속 920km짜리 보잉이나 에어버스 타고 엉덩이 아프게 앉아 있어야죠.
기내식은 식판에 나온 닭고기 or 파스타. 초이스는 자유지만 지루하게 비행하는 고통은 동일합니다.
왜 콩코드는 사라졌나?
미국 땅 위에서 음속 돌파 금지.
이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1973년 FAA(미국 연방항공청)가 “너무 시끄럽다”며 초음속 민항기의 육상 비행을 막아버렸죠.
왜냐고요?
초음속으로 날면 “쾅!” 하는 소닉붐이 발생하거든요.
진짜 천둥소리처럼 들려요. LA 한복판에 그런 소리 울려퍼지면,
마당에서 커피 마시던 할아버지가 놀라서 커피 흘리는일이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콩코드는 대서양 위만 날 수 있었어요.
런던-뉴욕 왕복만 반복하다 연료비 비싸고 좌석은 몇 개 없고, 사고 한번 나더니...... 결국 은퇴.
근데 말이죠… 요즘 기술 좋아졌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에 “이제 그만 좀 막아라” 하면서
FAA에 초음속 항공기 소음 기준 마련하라고 지시했어요.
조건은 하나.
"지상에서 소닉붐이 안 들릴 것"
그래서 요즘은 NASA도 X-59라는 비행기 만들고 있어요.
‘쾅’ 대신 ‘퐁’ 소리 나는 수준으로 만들겠대요.
엔진도 기체 위쪽에 달아서 아래로 덜 울리게 설계했다고.
(이쯤 되면 거의 사운드 디자이너 수준…)
콜로라도에 있는 민간회사인 Boom Supersonic이라는 회사가
Boom Overture 라는 비행기 만들고 있어요.
현재 프로토타입은 XB-1이고, 목표 속도는 Mach 1.7.
승객 64~80명 태울 수 있는 크기고요.
이미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이 관심 보이고 있대요.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 붙이면 일단 주문은 들어옵니다.”
근데 정비사 입장에서 한 마디 할게요.
초음속기는 일반 아음속 항공기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빠르게 날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비행기가 음속(약 마하 1)을 돌파하게 되면 공기 저항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때 기체는 더 많은 추진력을 필요로 하고, 이를 위해 엔진은 연료를 대량으로 태우게 되죠.
특히 마하 1.5 이상에서 날아야 하는 초음속기들은 고온 고압의 연소가 가능한 터보제트 또는 애프터버너가 장착된 엔진을 사용하는데, 이 엔진들은 효율보다 속도를 우선하기 때문에 연료를 흡수하듯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퇴역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뉴욕에서 런던까지 비행하면서 약 100여 명을 태우고도 보잉 747처럼 300명 이상 태운 항공기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모했습니다. 콩코드는 마하 2.0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시속 2,100km 이상을 비행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항공유를 태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빠른 속도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연료비와 환경적 부담인 셈입니다.
게다가 초음속 비행은 높은 고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산소 농도가 낮고 기압이 낮은 환경에서 안정적인 연소를 유지하기 위해 엔진은 더 높은 출력을 필요로 하며, 연료 분사량도 더 많아지게 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오늘날도 초음속기를 상업적으로 운용하려면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막대한 연료 소비와 그로 인한 운용 비용입니다. 결국 “빠르게 가고 싶으면 돈을 더 내라”는 이야기인데,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초음속 운항을 쉽게 도입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엔진, 소음, 연료, 유지비... 이거 모두 거쳐야 하는 현실이에요.
그래도요… 언젠간 초음속기 정비할 날이 오겠죠?
어서 나와라. 내가 한번 정비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