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나로 배경으로 나오는 도시의 이미지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05년에 나온 War of the Worlds가 딱 그 케이스다. 감독이 Steven Spielberg, 주연이 Tom Cruise. 이름만 들어도 느낌 온다.
그냥 평범하게 외계인 나오는 영화겠거니 하고 보면, 초반부터 시작이 뉴욕도 아니고 LA도 아니고, 하필 뉴저지다.
이게 포인트다. 외계인이 어디에 떨어지냐. 시골도 아니고 사막도 아니고, 바로 생활권이다.
Bayonne, Jersey City, Newark 이런 데서 시작한다. 그냥 평범하게 출퇴근하고, 항구 일하고, 애들 키우는 동네다.
거기서 갑자기 번개 치더니, 땅이 갈라지고, 정체 모를 기계가 튀어나온다.
이게 진짜 무섭다. "아 저건 영화 속 장소네"가 아니라 "저기 내가 갈 수도 있는 데인데?" 이 느낌이 확 온다.
톰 크루즈가 연기한 레이도 그냥 평범한 아빠다. 약간 무책임하고, 애들이랑 거리감도 있는 그런 인간이다.
근데 상황이 터지니까 선택권이 없다. 애 둘 데리고 그냥 도망이다. 이 영화는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초반 30분은 진짜 압박감 장난 아니다. 뉴저지 공단 느낌, 허드슨강 쪽 분위기.
낡은 집들, 전봇대, 도로 이런 것들이 그대로 나오는데, 거기에 외계 기계가 섞인다.
이질감이 아니라 묘하게 어울린다. 그래서 더 소름이다. 뭔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착각을 준다.

이 영화가 단순히 외계인 영화로 안 끝나는 이유가 있다. 당시 시대 배경을 보면 답 나온다. 9.11 이후다.
미국 전체가 불안에 젖어 있던 시기다. 그래서 영화 속 장면들이 감정적으로 꽂힌다.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도망가고,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납치되고, 정보는 없고, 공포만 커진다.
이게 다 실제 그때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이랑 겹친다.
가족 구성도 묘하게 현실적이다. 아빠는 완벽하지 않다. 딸은 공포에 질려서 계속 무너진다.
아들은 반대로 "싸우겠다" 하면서 위험한 선택을 한다. 이게 사람 반응이다.
어떤 사람은 도망가고, 어떤 사람은 멈춰서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돌진한다. 영화가 이걸 다 보여준다.
그리고 Steven Spielberg 스타일이 여기서 제대로 터진다. 이야기 복잡하게 안 간다.
그냥 한 감정으로 밀어붙인다. 공포. 처음부터 끝까지 이거 하나다. 카메라도 거의 주인공 시점 따라다닌다.
음악도 한몫한다. John Williams가 맡았는데, 우리가 아는 웅장한 스타일이 아니라 좀 더 불안하고 압박감 있는 톤이다.
결국 이 영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인간이 외계인을 이긴 게 아니다. 미생물이 이긴다.
인간은 그냥 버틴 거다. 이게 핵심이다. 뭔가 거창하게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버티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영화 보고 나면 이상한 생각 든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게 진짜 외부 위협일까, 아니면 그 상황에서 무너지는 인간 모습일까.
뉴저지 사는 사람들은 더 재밌다. 익숙한 거리, 공단, 강변 다 나오는데 거기서 외계인이 날뛴다.
약간 반갑기도 하고, 동시에 기분 묘하다. "야 저기 나 아는 데인데..." 하면서 보다가, 어느 순간 몰입돼서 숨 참고 보게 된다.
War of the Worlds는 외계인 영화다. 근데 실제로는 인간 공포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그걸 가장 현실적인 배경, 내가 사는 여기 뉴저지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남는것 같다.


별빛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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