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ck, SF 알카트라즈를 무대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 San Francisco - 1

샌프란시스코 여행 얘기 나오면 빠지지 않는 데가 한 군데 있다. 알카트라즈.

그냥 관광지로만 보면 감옥으로 사용하던 섬 정도인데, 나처럼 90년대에 영화 좀 봤다 하는 사람들한테는 의미가 좀 다르다.

1996년에 나온 더 록(The Rock) 때문이다.

이 영화 한 편 덕분에 알카트라즈는 그냥 역사 유적지가 아니라 액션 팬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성지가 됐다.

감독이 마이클 베이다. 이름 딱 들으면 어떤 스타일인지 감 잡힌다. 폭발, 긴장감, 정신없이 몰아치는 전개.

여기에 니콜라스 케이지하고 숀 코너리라는 솔직히 어울릴까 싶은 조합이 붙었다.

한 명은 좀 허당 같은 분위기의 천재 과학자 다른 한 명은 전설급 탈옥수. 이 둘이 팀을 이뤄서 알카트라즈에 침투한다는 설정부터가 이미 흥미롭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가 아마 내가 스무 살 갓 넘었을 때였을 거다. 그 시절엔 비디오로 두세 번 더 돌려봤다.

The Rock, SF 알카트라즈를 무대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 San Francisco - 2

스토리는 단순한데 힘이 있다.

에드 해리스가 연기한 험멜 장군이 정부에 대한 분노로 알카트라즈를 점령하고, 신경가스로 샌프란시스코를 위협한다.

이걸 막으려고 과거 알카트라즈 탈출에 성공했던 유일한 인물 존 메이슨하고, 화학무기 전문가 구드스피드가 투입된다.

설정만 떼놓고 보면 말도 안 되는 얘긴데, 영화가 워낙 몰입감 있게 끌고 가니까 그냥 빠져든다.

요즘 영화처럼 CG로 도배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뛰고 부딪히는 그 무게감이 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배경을 "진짜"로 썼다는 점이다.

알카트라즈 섬 내부 감방, 복도, 지하 터널 같은 공간들이 거의 그대로 나온다.

실제로 투어 가본 사람들은 영화 장면이랑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 여기 그 장면 나왔던 데네" 이런 느낌이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시내 장면도 빠질 수 없다. 특히 케이블카 추격 장면 지금 다시 봐도 꽤 스릴이 넘치는 장면이다.

그 노란색 케이블카가 관광용이 아니라 액션의 일부로 쓰이니까 색다른 맛이 있다. 험프리 거리 언덕에서 차들 뒤집어지는 장면은 이젠 클래식이다.

흥행도 당연히 잘됐다. 90년대 액션 영화들 중에서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작품이다.

The Rock, SF 알카트라즈를 무대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 San Francisco - 3

숀 코너리는 그 나이에도 제임스 본드 시절하고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솔직히 그 양반은 늙어가는 게 더 멋있어 보이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였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평소보다 훨씬 인간적인 히어로 느낌이라 의외의 매력이 있고. 여기에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한스 짐머가 손댄 OST는 영화 분위기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

긴장감 올라갈 때마다 그 음악이 같이 몰아치는데, 지금 들어도 가슴이 뛴다. 운전할 때 가끔 일부러 틀어놓는다.

이 영화 이후로 알카트라즈는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도 유명했지만, "더 록 찍은 곳"이라는 이미지가 붙으면서 관광 코스로 더 확실히 자리잡았다.

지금도 투어 가면 가이드가 영화 얘기 한 번씩은 꼭 꺼낸다고 하더라.

그러니 샌프란시스코 여행 계획 있는 분들, 알카트라즈 가기 전에 이 영화 한 번 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같은 장소를 봐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나도 몇 년 전에 가족 데리고 갔다 왔는데, 아들 녀석한테 "이 영화 한번 봐라" 하고 보여줬더니 의외로 재밌게 보더라.

결국 이 영화의 매력은 단순하다. 실제 역사 공간 위에 영화적 상상력을 얹어버린 것. 그게 알카트라즈라는 상징적인 장소랑 만나니까 더 깊게 남는다.

지금 다시 봐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이 시절 액션 영화가 이런 맛이 있었지" 하는 재미가 있다.

요즘 영화들이 잃어버린 그 느낌.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를 좀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영화가 바로 더 록이다.